(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추노는 조선판 '매트릭스' 영화다. '매트릭스'가 조선시대에 나타났다."('추노' 홈페이지 게시판, nba3567)
KBS 2TV 사극 '추노'가 새로운 사극의 시대를 열며 3회 만에 시청률 25%를 돌파했다.
14일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추노'는 전날 전국 시청률 27.2%, 수도권 시청률 27.6%를 각각 기록했다. 경쟁작인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10.8%)와 MBC '히어로'(4.2%)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린 것이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사극이 출현했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선덕여왕', '아이리스'보다 고속 성장
'추노'의 이 같은 인기 상승세는 지난해 화제작 '선덕여왕'이나 '아이리스'를 앞선다. 지난 6일 첫회에서 22.9%를 기록하며 단숨에 20%를 넘어선 '추노'는 2회에서 25%를 위협했고, 3회에서 다시 27%를 기록하며 근래 보기 드물게 빠른 속도로 시청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선덕여왕'은 3회 만에 20%, 14회 만에 30%를 넘어섰고, '아이리스'는 첫 회에서 20%를 넘어선 후 7회 만에 30%를 돌파했다.
또한, 새해에 나란히 시작해 동반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월화극 '공부의 신'에 비해서도 한 발짝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소재..영화 같은 액션
장혁, 오지호, 이다해 주연의 '추노'는 조선을 바꿀 뜻을 품고 탈출한 노비 송태하(오지호 분)와 그를 추격하는 데 자존심과 인생을 건 전문 추노꾼 대길(장혁)의 대결을 그린다.
여기에 병자호란의 난리를 틈타 노비 신분을 벗어던졌으나 양반의 후처가 되기를 거부하고 도망친 언년(이다해)이 두 남자 사이에 운명적으로 엮이게 된다.
'추노'는 왕조 중심의 사극에서 탈피해 사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비와 추노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간 위정자의 시각에서 양념으로 조명되던 민초들의 삶을 정면으로 다뤄 흥미롭다.
이 같은 소재는 '왕의 남자' 류의 영화에서는 접할 수 있었지만, 권력자 위주로 꾸며지는 사극 드라마에서는 분명 신선한 시도다. 또 이러한 소재로 인기몰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소재를 살리는 스토리 전개도 탄탄하다.
이와 함께 '추노'는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영화 촬영에 사용되는 레드원 카메라를 동원, 영화 수준의 영상과 음향을 안방극장에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고 있다.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액션 장면은 '매트릭스'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고 매력적이다. 한눈에 봐도 공들인 촬영은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장혁의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치고받는 액션이 견고해 화면에서는 누수가 느껴지지 않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구사한 슬로우 모션은 유연하다.
13일 방송에서도 갈대밭에서 펼쳐진 태하와 대길의 대결이 웬만한 액션 영화 부럽지 않게 펼쳐졌다.
◇'명불허전'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
'추노'는 장혁의 일취월장한 연기력과 함께 조연들의 빼어난 명품 연기가 드라마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든다.
지호 역의 성동일, 오포교 역의 이한위, 마의 역의 윤문식, 방화백 역의 안석환, 주모 역의 조미령, 업북이 공형진 등은 매회 어디 하나 버릴 것 없는 감칠맛 나는 연기로 드라마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초반 3회에서는 성동일의 카리스마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대길을 키운 선배 추노꾼이지만 어느새 대길에게 밀리기 시작해 칼을 가는 지호는 밑바닥 어둠의 세력을 상징하는 동시에, 난봉꾼의 해학도 갖추고 있다.
성동일은 유들유들하면서도 악한 기운이 철철 넘치는 지호를, 감탄이 터져나올 정도로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여기에 이한위-윤문식-안석환의 코미디 3종 세트 역시 드라마의 윤활유가 된다.
KBS 이응진 드라마 국장은 "'추노'는 과거 사극과 차별돼 민초들의 삶을 그리면서 해학과 풍자, 만담을 녹여낸 고급 콘텐츠"라며 "사극이지만 '아이리스'에 이어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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