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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여유없지만 여전히 사랑을 꿈꾼다"
2009-11-18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30대는 첫사랑의 결혼 소식을 들으면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 10대는 빅뱅 태양(본명 동영배ㆍ21)의 '웨딩드레스'를 흥얼거릴 듯하다.

지난해 솔로 데뷔 미니음반을 내고 '나만 바라봐'를 히트시켰던 태양이 최근 첫 싱글음반 '웨딩드레스'를 발표했다. 빅뱅은 지난해 11월 정규 2집 발표 후 승리, 지-드래곤에 이어 태양까지 솔로 활동을 전개 중이다.

17일 비뚤게 쓴 검정 모자 아래로 보이는 태양의 얼굴은 한층 야위어 있었다. 눈웃음이 매력인 곱상한 외모에 옆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자른 모히칸 스타일의 머리, 심플한 귀고리가 묘한 조화를 이뤘다. 빅뱅에서 말수가 적고 생각 많은 멤버 첫손에 꼽히는 그는 이날도 차분하고 진지했다.

"계속 잠을 잘 못 잤어요. 내일 뭔가 할 생각을 하면 잠이 안 와요. 첫 방송 때는 늘 잠을 못 잤죠. '수면 클리닉에 다닐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어요."

올해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올해 고민이 참 많았어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정신없이 활동해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았죠. 멤버들의 개별 활동으로 혼자 숙소에 있을 때면 '내가 뭘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지'라는 생각에 한동안 힘들었죠. 하지만, 결론은 저를 위한 것이었어요."

그는 마인드 콘트롤을 새로이 하며 이번 싱글 작업에 더욱 매달리게 됐다고 한다. 처음으로 작곡에 참여해 프로듀서 테디와 싱글에 담긴 두곡을 공동 작업했다. 타이틀곡 '웨딩드레스'와 수록곡 '웨어 유 앳(Where u at)'은 R&B를 베이스로 한다.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에 그루브(흥)있는 비트는, 작게 움직여도 크게 보이는 그의 춤과 잘 어울린다.

'웨딩드레스'에는 '홀로 마음에 품은 여성을 다른 남자에게 보내는 심정'이 담겼다. 태양은 데뷔 시절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보지 않은 것으로도 화제였기에 사랑 경험 없는 아이돌 가수가 그 마음을 헤아렸을지 궁금했다.

"이제는 연애 경험이 없다는 얘기가 멋적다"는 그는 "여자친구를 사귄 적은 없지만 가사 내용이 짝사랑"이라면서 "연인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 짝사랑도, 첫사랑도 해봤다. 그래서 노래의 감성을 이해하기 충분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건 핑계이고 아직 누군가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그래도 여전히 사랑을 꿈꾼다"며 눈으로 웃었다.

승리와 지-드래곤의 성공적인 솔로 활동이 자극이 되진 않았는지도 물었다.

"'나도 잘 돼야지'라는 부담보다 제가 마음에 드는 음악을 갖고 나오고 싶었어요. 감성이 살아있는 음악이요. '나만 바라봐'와 '웨딩드레스' 모두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따뜻함을 지닌 노래죠. 빅뱅으로 밝은 노래를 부르니 솔로로는 감동이 전해질 진지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연습생 시절부터 10년 지기인 친구 지-드래곤이 고생해 만든 솔로 음반이 표절 논란에 휩싸일 당시 마음 아프고 안타까웠다는 말도 곁들였다.

더불어 그는 아이돌 음악이 가요계를 잠식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도 수긍했다.

"맞아요. 아이돌 음악이 많이 나오고 노출이 많아 접하기도 쉽죠.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많지만 사람들은 여유가 없으니 음악을 찾아듣는 시대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해요. 영향력 있는 좋은 음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하니까요."

가요계에서 '빅뱅은 트로트를 불러도 1등 한다'는 얘기들을 한다고 하자, 드라마 '아이리스' 주제곡인 '할렐루야' 작업을 하면서 빅뱅이라는 이름이 이슈가 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슈가 되는 것에는 여전히 어색하다고 했다. 어딜 가나 따라다니는 카메라를 의식하는 일이 힘들 법도 하다. 4년째 활동하면서도 낯가림이 심해 친구라고는 빅뱅 멤버들 뿐이라고 웃는다.

아이돌 그룹의 평균 수명이 5년도 채 안 되기에, 빅뱅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당연히 해봤을 터. 그는 어려운 질문이라고 잠시 뜸을 들였다.

"멤버들이 지금처럼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면, 솔로로 각자의 색깔을 찾으면서 빅뱅으로 계속 음반을 낼 겁니다. 저 역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은 취지의 무대에 올라 이웃들을 돌아보고 싶어요. 또 제가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보이스투멘, 비욘세를 이유없이 좋아했듯이 저도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이유가 없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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