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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스윈턴 "한국 영화 놀랍다"
2009-10-14

(부산=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훌륭한 한국 영화 덕분에 한국을 알게 됐습니다. 좋은 작품, 좋은 감독과 함께 한국에 오게 돼 매우 기쁩니다."

국내에서는 1993년작 '올랜도'로 낯익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배우 틸다 스윈턴은 14일 오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방한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그가 주연한 이탈리아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아이 엠 러브'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오리종티 상을 받은 작품으로,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그는 "부산영화제는 영화에 대한 갈증이 많은 분을 위한 영화제로 알고 있다"며 "열정적인 관객과 같은 여정을 가는 분들을 만나 영광"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구아다니노 감독은 "영화 '아이 엠 러브'는 베니스와 토론토 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됐는데, 그때는 완성되기 전이었다"며 "부산에서 처음으로 완성작을 틀고 관객들이 열렬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니 기쁘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영화는 러시아에서 이탈리아 상류 가문으로 시집 온 여자를 내세워, 이탈리아 상류 사회의 분열과 몰락을 스타일리시하게 그려냈다.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1년이다.

스윈턴은 "이 영화는 부자인 사람을 다루고 있지만 가난한 영화"라며 "이탈리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도전적인 영화를 완성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나 '괴물' 같은 영화를 보면서 한국이 개성도 강하고 미학적인 면도 아주 강한 나라라고 생각했고 이번에 와서 실망하지 않았다"며 "제가 본 한국 영화들은 상업적인 규모를 갖추고도 굉장히 예술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의 매력을 말로 설명하기는 참 어렵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것이죠. 히치콕의 말대로 감정은 스타일에 있는 것이지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랫동안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해온 스윈턴은 "전 세계에 우리를 지지하는 분과 관객이 흩어져 있다"며 "긴 대화를 거쳐 작품이 나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예술에 국가적인 특성이 있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아요. 젊은 감독들이 국가적인 정체성에 얽매여 있는 것은 답답한 일이죠. 예술가가 고립되는 것은 돈이 없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에요."

eoyy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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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