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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예술은 건축”
주성철 2009-10-11

<카라오케> 감독 크리스 총찬휘

<카라오케>는 AFA(아시아영화아카데미) 출신 크리스 총찬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이 서슴없이 AFA라고 말한다. “AFA에서 <데스 노트> 촬영감독인 다카마 겐지, 다레얀 오미르바예프 감독님 등으로부터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수많은 연출, 기술, 음향 전문가들을 친구로 사귀게 된 것도 그 때문”이라며 “사운드 담당 모리나가 야스히로와는 동갑내기라 더 친했다. 요코하마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로 했는데 AFA가 아니었으면 절대 일어나지 못했을 일”이라고 덧붙인다. 말레이시아의 한 마을을 무대로 촬영한 <카라오케>는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 ‘베틱’의 이야기다. 도시에서 대학을 나온 베틱은 고향으로 돌아와 집에서 운영하는 카라오케의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의 귀향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베틱은 카라오케 배경영상을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마치 우리나라 노래방 초창기의 반주 화면을 보는 것처럼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산과 들, 바다에서 연인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뻔한 장면을 연출하고 감미로운 노래 가사가 이어진다. “카라오케 영상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노래 가사에 맞춰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실제 삶은 어떨까 궁금했다”는 그는 “그러면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생각했고, 그렇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변장을 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사는 게 우리 삶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영화 속에 총 3번 등장하는 카라오케 영상 장면이 각각 시작, 전환, 결말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인다.

약관의 데뷔작으로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린 크리스 총찬휘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름이다. 그에게 좋아하고 또한 닮고 싶은 감독들의 명단을 물었다. “실험영화 감독 스탠 브라카주나 케네스 앵거를 좋아하고 정서적으로 데릭 저먼과 파스빈더의 영화에 끌린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예술은 바로 건축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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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