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의 핵심이 아시아 영화라면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그 중심에 서 있다. 각양각색의 아시아 영화들이 함께 대화하고 우정을 나누는 교차로가 바로 부산이라고나 할까. 올해는 보다 화려한 명단을 자랑한다. 마치 수년간 부산을 찾았던 여러 대표적 아시아 영화인들을 한 회에 모두 초청한 느낌이다. “언젠가 꼭 한번 불러야 할 사람”이었던 홍콩의 두기봉을 비롯 인도 발리우드 영화의 황금기를 연 장본인 중 하나인 야쉬 초프라, 중국의 지아 장커와 왕 차오, 태국의 아딧야 아사랏과 펜엑 라타나루앙, 대만의 차이밍량과 이강생, 필리핀의 닉 데오캄포, 말레이시아의 피트 테오 등이 올해 부산에서 만날 사람들이다. 특히 인도의 경우 “현재 인도영화는 중국보다 앞서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며 “유럽과는 교류가 큰 반면 우리와는 좀 그렇지 못한 느낌이라 그에게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여하면서 장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상 중”이란다. ‘필리핀 독립영화의 계보학’이라는 행사를 여는 필리핀에 대해서도 “수교 60주년이기도 해서 아카이브와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 등 상호교류의 기회를 넓힐 생각이고 마침 대규모 대표단이 방한할 예정”이라고 덧붙인다.
더불어 농담처럼 “동남아는 꽉 잡았다”고 얘기할 정도로 이처럼 올해 영화제의 무게중심은 ‘동남아 영화의 재발견’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다. “부산을 해외진출의 전초기지로 여기는 영화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자비를 들여서라도 부산을 찾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웃는다. 이렇게만 마무리하면 중국와 일본의 영화인들이 아쉬울 터. 보다 대중적인 호흡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중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기운도 느껴달라고 당부를 잊지 않는다.
추천작
새로운 흐름이 태동하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지의 작품에 주목한다. 특히 타지키스탄에서 18년 만에 만들어진 영화 <윗마을 아랫마을, 그리고 국경선>은 강추작이다. 이라크에서 온 ‘멜로’ <헤르만>과 <킥 오프>도 추천한다. 네팔의 <히말라야에는 신이 산다>와 중국 리우지에의 <판결>도 얘기하지 않으면 입이 근질거리는 작품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