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다음 달 8일부터 시작되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작품은 모두 355편에 이른다.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하는 영화팬들을 위해 프로그래머들이 나섰다. '모든 것을 다 고려해 엄선한 강력추천 영화'를 눈여겨 보는 것은 어떨까.
◇ 김지석 프로그래머 추천작(아시아 영화)
▲'눈물의 왕자'(대만.홍콩, 욘판) = 1950년대 대만의 백색 테러 시절,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와 남은 아내와 두 딸의 이야기가 장중하게 펼쳐지는 드라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감동은 두 배가 된다.
▲'판결'(중국. 리우지에) = 사형수와 그의 결백을 주장하는 판사, 사형수의 신장을 이식받으려는 중년의 부자. 이들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난 몰라요'(일본. 고바야시 마사히로) = 일본의 아웃사이더 독립영화 감독 고바야시 마사히로의 신작. 세상에 홀로 버려진 청소년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14 캐럿'(이란.독일, 바르비즈 샤흐바지) = 불안으로 스스로 파멸해 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놀랍도록 탄탄한 구성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섬'(일본. 가나 토모코) = 기후 변화 때문에 위기에 처한 세 개의 섬 남태평양의 투발루, 이탈리아의 베니스, 알래스카의 시슈마레프를 담은 환상적인 다큐멘터리.
◇ 이수원 프로그래머 추천작(월드시네마)
▲'바닷가 천사'(벨기에.캐나다, 프레데릭 뒤몽) = 올해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다. 모로코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사랑을 감성적으로 펼쳐놓는 영화.
▲'레바논'(이스라엘, 새뮤엘 마오즈) =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에 빛나는 이스라엘 영화.
거의 모든 장면이 탱크 속이나 탱크 속에서부터 바라본 외부의 상황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이 돋보이며, 그런 형식이 전쟁에 대한 고발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킨다.
▲'백색 공간'(이탈리아, 프란체스카 코멘치니) = 늘 여성의 입장에서 사회 이면의 문제들을 건드리며 진지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탈리아 코멘치니 가의 딸 프란체스카 코멘치니의 신작이자 베니스영화제 경쟁작.
'돌아온 싱글' 여성이 계획에 없었던 아이를 임신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백색 공간'을 그린 수작이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여배우의 연기가 뛰어나다.
▲'수정 깃털의 새'(이탈리아.독일, 다리오 아르젠토) = 미국 작가가 로마에서 애인과 함께 휴가를 보내다가 살인사건 수사에 합류한다는 기본 틀을 따라가는 미스터리물이다. 감독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박스오피스 흥행작.
▲'Z'(알제리.프랑스, 코스타 가브라스)= 올해 부산영화제 최고 게스트 중 하나인 그리스 출신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고전 명작. 그리스 개혁가 램브라키스의 암살을 다룬 바실리 바실리코스의 원작을 각색했다.
1970년대 정치영화의 흐름을 만들어냈으며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준 걸작이다. 1969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 아카데미외국어작품상, 편집상 등을 받았다.
◇ 전찬일 프로그래머 추천작(월드시네마)
▲'송곳니'(그리스, 요르고스 란티모스) = 조지 오웰의 걸작 소설 '1984'가 베케트나 핀터 유의 부조리극과 조우한 듯한 하드코어성 가족담. 세상의 모든 독재체제를 향해 날리는 독설이 통렬하기 그지없다.
▲'밴드명 : 올댓 아이 러브'(폴란드, 아첵 보에르추크) = 'All That I Love'라는 4인조 펑크록 밴드를 결성해 격랑의 시대를 정면 돌파하려 했던 열여덟 소년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멜로성 짙은 성장 영화. 줄거리, 연기, 음악 모두 기대 이상이다. 최근 강세인 폴란드 영화의 활력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 엘리아 술레이만) = 부모님에 대한 기억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스라엘 거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장편 두 편으로 팔레스타인 영화의 존재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술레이만이 '신의 간섭'(2002)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장편으로, 특유의 무표정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술레이만 자신의 존재감이 유난히 강렬한 정치성으로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수원 프로그래머도 함께 추천했다.
▲'테헤란을 팝니다'(이란.호주, 그라나즈 무사비) = 이란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뒤흔드는 문제적 텍스트다. 예술가로서 자기 존재를 지켜내기 위해 지하 생활을 해야만 하는 연극배우 마르지에에 관한 드라마. 영화의 가장 큰 흡인력은 주인공 캐릭터와 배우에게서 발생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덴마크, 올레 보르네달) = 현대판 마녀사냥을 다룬 수준급 스릴러. 내러티브의 흡인력은 압권이다.
라스 폰 트리에로 대변되는 덴마크 영화의 존재감을 새삼 환기시켜준다. 올레 보르네달은 포스트 폰 트리에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손색없다.
◇ 이상용 프로그래머 추천작(한국영화)
▲'페어 러브'(한국. 신연식) = 강력하다. 안성기의 귀여운 연기만으로도 모든 것을 보상한다.
▲'나는 곤경에 처했다!'(한국. 소상민) = 연애란, 삶이란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을 우악스럽게 보여주는 초절정 연애담.
▲'도쿄택시'(한국.일본, 김태식) = 어디로 뻗을지 모르는 택시는 하나의 작은 우주다.
▲'바람'(한국. 이성한) = 성장한다는 것의 통속성과 그 속에 담긴 고유한 의미들에 관하여.
▲'뭘 또 그렇게까지'(한국. 전계수) = '나쁜 충동'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다.
◇ 홍효숙 프로그래머(다큐멘터리ㆍ단편)
▲다큐멘터리 '명주바람'과 '시간의 춤', '선화, 또 하나의 나', '회복의 길'과 단편 '병든 닭들의 사랑, 가난해도', '백년해로 외전', '친구사이?', '낮잠', '닿을 수 없는 곳', '흩날리는 것들', '두껍아 두껍아' 등을 추천했다.
<<사진설명 : 차례로 '눈물의 왕자', '바닷가 천사', '송곳니', '뭘 또 그렇게까지'>>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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