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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영화 해운대> ①흥행 원동력
2009-08-19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국형 재난영화를 표방한 '해운대'가 관객 1천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봉한 '해운대'는 누적관객 9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주를 기준으로 평일 관객이 15만~16만명, 주말 관객이 약 35만 명인 점에 비춰 이번 주 안에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인구 5명 중 1명이 본다'는 1천만 관객 영화는 '괴물(1천301만명), '왕의남자'(1천230만명), '태극기 휘날리며'(1천174만명), '실미도'(1천108만명) 등 4편.

이 대열에 2009년의 '해운대'가 합류한 것은 지난 2006년 '괴물' 이후 한국 영화산업이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기록이어서 의미가 있다.

◇CG+할리우드 흥행공식 = '해운대' 돌풍의 원인 중 하나는 완성도 있는 컴퓨터그래픽(CG)이다.

윤제균 감독은 '퍼펙트스톰' 등에 참여한 한스 울릭 등 할리우드 기술진의 도움을 받아 실감나는 쓰나미를 재현해냈다.

이를 위해 물량공세도 아끼지 않았다. '해운대'의 CG장면은 전체의 16.6%에 불과하지만 순제작비(130억원)의 38.4%에 해당하는 50억원이 들었다.

여기에 가족이나 휴머니즘을 담은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액션과 휴머니즘의 결합이라는 할리우드 영화 공식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해운대의 영리한 점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략을 제대로 차용했다는 점"이라며 "누구나 공감하는 가족이나 휴머니즘을 토대로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서민 냄새나는 드라마 = 윤제균 감독은 개봉 전부터 '해운대'를 "사람 냄새 나는 재난영화"라고 강조했다.

영화는 서로 머뭇거리는 만식(설경구)과 연희(하지원)의 사랑, 연적을 구조하다가 목숨을 잃는 형식(이민기)등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그리고 이런 짜임새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서민이다.

만식이는 상가번영회 회장이라는 그럴듯한 명함이 있지만 실제로는 백수에 가깝고, 연희도 해운대에서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미혼 여성이다.

해양구조대원 형식(이민기)이나 삼수생 희미(강예원), 별다른 직업없는 동춘(김인권)도 시장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이웃이다.

이처럼 별로 잘날 것 없는 일반인들의 일상을 소재로 웃음과 눈물을 가미했기 때문에 '해운대'는 20~30대뿐 아니라 극장에 잘 오지 않는 중장년층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는 "이야기 구조 자체가 대중적으로 잘 짜여 있으며 서민들이 격을 법한 일을 웃음과 눈물이라는 코드를 이용해 잘 버무렸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에도 인기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도 "올해 400만명을 돌파했던 '거북이 달린다'나 '국가대표'도 서민들의 애환을 그렸다는 점에서 해운대와 비슷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한몫 =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도 '해운대' 인기의 원동력 중 하나다. 설경구는 야구장에 갔다가 펜스에 매달리는가 하면 연희에게 낯 간지러운 애교를 부리는 등 마음먹고 망가졌다.

이민기는 순진하고 어리바리하지만 직업에 대한 사명감만은 투철한 형식을 제대로 살려냈고, 설경구와 짝을 이뤄 코믹연기를 선사하는 김인권은 비겁하고 야비한 모습도 보여주지만 피 안 섞인 남을 구해내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아울러 중견급 연기자인 박중훈, 엄정화, 그리고 여주인공 하지원도 극의 완성도를 더했다.

이밖에도 올 여름 손에 꼽을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경쟁작들이 별로 없었고, 윤제균 감독이 전작 '두사부일체'(2001)나 '색즉시공'(2002)에서 보여준 유머에 절제미를 더해 한층 깔끔한 이야기를 선보인 것도 해운대 돌풍에 한몫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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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