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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위협하는 묵직한 조연 전성시대>
2009-07-31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우리가 조연으로 보이나요?"

주인공을 위협하는 묵직한 조연들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주인공 같은 조연'의 특징은 극 중 캐릭터의 비중이 큰 데다, 실제로 다른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맡아온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는 데 있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면서 독자적인 존재감도 강한 이들의 활약은 작품을 더욱 알차게 만드는 동시에, 높은 시청률과 흥행으로도 연결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 부럽지 않은 조연

MBC TV '선덕여왕'의 주인공은 선덕여왕 역의 이요원이다. 그러나 선덕여왕을 위협하는 조연이 있으니 바로 미실 역의 고현정이다.

지난 7일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인 '선덕여왕'은 고현정의 서슬 퍼런 연기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캐릭터 자체가 덕만(선덕여왕의 즉위 전 이름)을 위협하는 존재인 데다, 고현정의 농익은 연기가 합쳐지면서 미실은 드라마 전체를 장악하는 인물이 됐다.

고현정은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때 "주인공 쪽으로 시선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애를 쓸 것이다. 이요원에게 도전하는 고현정의 처절한 모습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는 미실이 충분히 주인공을 압도할 수 있음을 간파하고 이 역을 선택했다.

지난 26일 시청률 47.1%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SBS TV '찬란한 유산'은 주인공의 앞길을 사사건건 가로막는 성희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성희를 연기한 배우는 베테랑 연기자 김미숙. 착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김미숙은 난생처음으로 도전한 악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30일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에서는 박중훈이 조연을 맡았다. 극 중 쓰나미를 예고한 해양지질학자 김휘 역을 맡은 그의 이름은 설경구, 하지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레딧에 등장한다.

그러나 중량감 있는 그가 세 번째 역을 마다하지 않고 맡음으로써 '해운대'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당당한 위용을 과시할 수 있었다.

박중훈은 "처음으로 주인공이 아닌 역을 맡았지만, 충분히 의미 있고 중요한 역이라고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홍보에서도 주인공 존재감 능가

이렇듯 몸집이 큰 조연들은 홍보에서도 주인공을 무색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

8월 1일 시작하는 SBS TV '스타일'의 주인공은 이서정 역의 이지아다. 그러나 드라마가 첫선을 보이기 전부터 주인공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박기자 역의 김혜수다.

원작 소설에서부터 박기자는 까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그려졌는데, 이 역을 화려한 김혜수가 맡으면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패셔니스타인 김혜수는 박기자를 맡아 물 만난 고기처럼 연일 범상치 않은 패션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그가 선보일 까칠한 연기에 대한 기대감 역시 고조돼 있다.

'스타일'의 관계자는 "이지아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사실상 김혜수가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러한 '효과'는 국내 작품에 머물지 않는다.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블록버스터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을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 역시 조연이지만 아시아 관객들에게는 주인공을 위협하는 티켓 파워를 발휘할 전망이다.

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인이 많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복판에는 극 중 이병헌이 맡은 스톰 쉐도우의 모습이 실린 광고판이 설치됐다. 또 국내는 물론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이 영화 홍보의 핵심은 한류스타 이병헌이다.

이 영화의 홍보 관계자는 "제작진이 아시아권에서 이병헌의 인기를 피부로 접하고 무척 놀라고 있으며 그것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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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