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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 "노총각 연기, 사실은 민망해요"
2009-07-21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 녀석아, 그렇지 않아도 장가가서 애 서넛은 있게 보이는 녀석이 애들까지 차고 다니면 누가 너보고 총각이라고 하겠니?"

마흔을 코앞에 둔 장남이 여전히 장가를 가지 못해 애가 닳은 엄마는 틈만 나면 아들을 구박한다.

"우리 아들 눈빛을 봐. 그게 어디 서른 아홉(자기 입 때리고), 아니 서른일곱 먹은 남자 눈빛이야. 순수하잖아. 호수처럼 맑잖아. 사슴 같잖아."

아들을 장가보낼 수만 있다면 약간 '사기'를 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엄마 때문에 아들은 몸 둘 바를 모른다.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끄는 KBS 2TV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배우 손현주(44)의 숙맥 노총각 연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로부터 '여자치'(여자 앞에서 맥을 못 춘다는 의미)라는 별명을 얻은 극 중 진풍은 착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약사다. 엄마가 보기에는 1등 신랑감. 그러나 숫기가 없고, 나이가 많으며, 촌스러운 '아저씨 스타일'인 탓에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다.

실제로는 초등학생 남매를 둔 가장인 손현주는 "이 나이에 노총각 연기를 하려니 사실 좀 민망하다"며 껄껄 웃었다.

"안 그래도 촬영장에서 상대역인 박선영(34)씨나 유선(33)씨가 '연로하신 배우'라며 놀리는데 노총각 연기가 좀 쑥스럽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흔 넘어 총각 연기하는 것이니 기쁘기도 해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노총각 연기의 불꽃을 태우고 있습니다. 하하."

장가 못 간 네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솔약국집 아들들'은 셋째 선풍을 먼저 장가보내고, 최근에 첫째 진풍과 둘째 선풍(이필모 분)이 수진(박선영)을 사이에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조명했다.

"실제로 동생과 한 여자를 두고 그런 관계가 되면 굉장히 불편하죠. 있어서는 안 될 일이겠죠. 선후배나, 친구와 그런 경쟁 관계가 된다면 죽기 살기로 싸우겠는데 형제와 얽히니까 연기하면서도 세게는 못하겠더라고요. 드라마에서 갈등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다행이에요."

마흔이 다 되도록 까까머리 고교시절 첫사랑을 가슴에 간직하던 진풍은 이 시대 보기 드문 순정파, 순수남이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고백해보지도 못하는 진풍의 모습은 손현주의 소탈한 연기와 만나 애틋함과 정겨움을 전해준다.

"진풍식의 멜로가 시청자들께 진실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사실 정색을 한 멜로도 아니에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약간 옆으로 빠진 멜로죠. 하지만 제가 진짜 폼을 잡고 멜로를 하면 아마 웃으실 거에요. 그렇지 않고 뭔가 부족한 것 같으니까 오히려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SBS TV 주말극 '조강지처클럽'에 이어 잇따라 호흡이 긴 주말극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손현주는 "모두 팀워크가 좋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가 잘해서가 아니라 팀의 화합이 잘되기 때문에 작품도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팀에는 화려한 스타나 센 이야기가 없잖아요? 촬영장에서도 너무 일이 없어 문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일 편안하고 평범하게 흘러가요. 그런데 그게 바로 우리의 힘인 것 같아요. 튀지는 않지만 진실성 있는 이야기, 말이 되는 이야기가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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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