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광고에 죽고 사는 멋진 남자 3명과 자그마한 종달새 같은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엮어가는 곳.
MBC 수목드라마 '트리플'의 주무대인 서울 서교동의 갤러리 카페 '에뚜와'에서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이윤정 PD를 만나 촬영 공간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었다.
전작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도 드라마 무대인 커피숍을 단번에 명소로 만든 이 PD는 이번에도 '에뚜아'를 젊은 남녀의 소소하지만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무대로 만들고 있다.
"전 '트리플'의 촬영 장소로 기계적으로 지어진 집이 아니라 숨 쉴 수 있고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집이란 공간은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일 정도로 중요하잖아요"
'공간과 공간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이 PD는 이 카페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이 곳은 건물 안과 바깥의 정원을 맨발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서로 소통하는 곳이에요. 또 공간 자체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고요. 이런 점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어요"
그러고 보니 드라마에서 신활(이정재)이 이복동생인 이하루(민효린)에게 닫았던 마음을 조금씩 열며 사랑과 소통을 시작하는 공간이 자신의 광고회사 '본드 팩토리'이자 주거지인 이곳이다.
이 PD 자신도 맨발에 빨간색 체크무늬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외부에선 신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벗어야 하는 신발이 아니었다.
이 PD는 처음엔 이곳이 생각보다 화려해서 촬영 장소로 선택하기를 꺼렸지만 '소통'이란 주제를 살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여겨 최종 낙점하게 됐다고 털어다.
"1년 동안 촬영 장소를 찾아 헤매다 지난 3월 어느 날 밤 조연출이 제게 '누나가 찾던 집을 드디어 찾았어'라며 이곳에서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휴대전화로 보내 다시 찾아오게 됐어요. (자세히 보기 위해) 이 카페의 담을 넘기까지 했다니깐요. 호호"
이 PD와 이야기 중에 정원으로 난 통창 밖으로 신활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조그만 창고가 보였다.
'트리플'에서 신활과 조해윤(이선균), 장현태(윤계상)가 작은 액자 크기의 나무 프레임으로 신활의 캐리커처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최근 방영됐다.
안과 밖이란 공간을 나만의 프레임과 해석으로 소통하는 장면으로 이해됐다.
"그 장면은 신활이 어린이용 음료의 광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도 관련이 돼 작가와 촬영 전까지 고민하던 거예요. 그러다 아는 분 집에 놀러갔다가 전망이 좋은 창에 또 다른 작은 프레임이 있는 걸 보게 됐어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마지막으로 이 PD가 이 곳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어딜까.
"1층의 탁 트인 거실이요. 이 곳에서 '트리플' 주인공들이 소통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니까요"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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