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한미희 기자 = 원로배우 도금봉(본명 정옥순) 씨가 지난 3일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은 지난 3일 타계했으나 '세상에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겨 별세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1930년 인천 태생으로 악극단 '창공'에서 활동하다가 조긍하 감독에게 발탁돼 1957년 조 감독의 영화 '황진이'의 주연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 영화에서 관능미 넘치는 연기로 주목을 받은 뒤 그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악녀 역할로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1960-1970년대에는 주연보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조연으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1963년 제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새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1972년 '작은 꿈이 꽃필 때'와 1974년 '토지'로 각각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유관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총 5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전당포 노파 역할로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1997)를 끝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한동안 서울 삼청동에서 복집을 운영하다가 말년은 복지시설에서 보냈다.
6일 오전 발인에는 유족과 친지, 지인 등만 참가했으며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유언에 따라 영정 사진까지 종이로 가릴 정도로 장례 절차는 최대한 외부에 소문이 나지 않게 진행됐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된 고인의 유골은 낮 12시 30분께 서울 흑석동 성당의 납골시설인 '평화의쉼터'로 옮겨졌다.
이어 가족과 친지, 천주교 성직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여분간 천주교 의식에 따른 안치식을 거쳐 납골시설에 안치됐다.
고인의 아들은 "가볍게 산책을 하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열흘전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시다 돌아가셨다"며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라는 고인의 뜻을 최대한 따랐다"고 말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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