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분명한 건 사토시라는 친구를 얻은 게 행운이었다는 점이에요. 배우를 떠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하정우)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통해 형을 알게 됐습니다. 연기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만나보니 훨씬 개방적인 사람이더군요." (쓰마부키 사토시)
한ㆍ일 양국의 청춘스타 하정우와 쓰마부키 사토시는 '보트'(감독 김영남) 개봉을 닷새 앞둔 2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로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보트는 가족이 없는 외로운 한국 청년과 가족 때문에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는 일본 청년의 고민과 절망을 세밀하게 담은 영화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 영화사가 공동제작한 '보트'를 통해 지난해 6주간 호흡을 맞췄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깬 것은 하정우의 위트 섞인 말 한마디였다고 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나오는 장면 중 계란말이 먹는 연기가 최고였다면서 한 번 보여줄 수 없느냐고 쓰마부키에게 말을 걸었어요.(웃음) 그러면서 어색함을 깼습니다. 빅스타였지만 그와 호흡을 맞추면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술도 자주 마시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어요."(하정우)
"상대방의 연기에 대해 리액션 하는 걸 좋아하는데 정우 형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점을 느꼈습니다. 리액션을 하기 위해 정우 형의 대사까지 다 외웠습니다. 이번 일에 매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습니다."(쓰마부키)
보람도 있었지만 작업 자체는 쉽지 않았다. 한국과는 달리 비가 와도 촬영을 강행하는 일본 촬영의 특성상 쉼 없이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많은 영화는 한 달 반 안에 촬영을 마쳐야 합니다. '조제…'도 3주만에 다 찍은겁니다. 일본의 영화촬영은 이처럼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돼요."(쓰마부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일본에서는 촬영을 합니다. 변수에서 오는 휴식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일정이 약간 부담스러웠습니다. 파도가 치는 가운데 보트를 타는 과정에서 음식물을 게워 내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실제였습니다. 죄송합니다.(웃음.하정우)
그러나 힘든 촬영 속에서도 이들은 목표를 이뤘다. 촬영기간 내내 영화에 대한 열정과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스태프들은 더 나은 영화를 만들자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예전에 부산영화제에 갔을 때 한국분들의 파워에 압도당한 적이 있어요. 언젠가 한국분과 영화를 함께 하고 싶었는데, 하정우와 같은 사람을 만나 좋았습니다."(쓰마부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무언가를 경험하는 건 기대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두렵기도 하지요. 새로운 기대로 촬영에 임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지나고 나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한 건 사토시라는 친구를 얻었다는 거죠."(하정우)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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