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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내 음악은 전진과 후퇴의 반복"
2009-05-20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동률(35)은 "내가 국내 정서에 잘 맞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5집 '모놀로그(Monologue)'로 지난해 처음 판매량 10만장 돌파의 주인공이 됐던 그는 잘 팔리면서도 음악성이 있는 발라드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로 꼽힌다.

지난해 펼친 '모놀로그' 공연의 라이브 음반을 발표한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록을 좋아했다면 록 음악으로 국내 험한 시장을 뚫어나가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다른 음악을 하고 싶은데 잘 팔리는 발라드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음악 장르에도 관심은 있다"면서도 "성격 탓인지, 내가 15년 동안 음악을 해 온 위치에서의 자존심인지 모르겠지만 어설프게 흉내내고 싶지는 않다.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득바득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래 하던 음악에서 다른 영향을 받아 조금씩 변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률은 '좋은 가요'의 의미에 대한 견해도 털어놓았다. 많은 가수는 인터뷰 때마다 '좋은 가요를 담으려 했다'고 얘기한다.

"제가 안 좋은데 대중에게 좋아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죠. 아무도 안 알아주는 음악은 순수 예술입니다. 대중음악은 정의 자체가 대중을 염두에 두죠. 예를 들어 슬픈 얘기지만 100년 뒤 제가 죽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음악을 평할 때 제 음악은 거론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후세에 기억되는 건 그때 외면당하고 파격적인 것이 많지만 제 음악은 시대에 사랑받았으니까요."

싱어송라이터인 만큼, 새 음반을 낼 때마다 전작에서 사랑받은 곡들에 구애받지는 않을까.

그는 "내겐 오히려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2000년 2집은 음악적으로 실패한 음반이었다. 미국에서 힘들게 녹음했는데 사고도 많았고 음악적인 시도도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2001년 3집 때는 '어떻게 만들어도 2집보다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편하게 작업했더니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등이 사랑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2004년 4집은 3집 결과가 좋아 부담도 됐겠지만 버클리음대 유학 후 첫 음반이어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게 족쇄가 됐다"며 "그러나 5집은 자유롭게 만들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 음악은 일보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홀수 음반이 잘 된다는 얘기도 있다. 다음 짝수 음반이 걱정"이라고 웃었다.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는데 인색하다는 얘기에는 "내 코가 석자"라고 웃은 뒤 "가수에게 맞는 음악을 골라주는 게 힘들더라. 잘못 골라줬을 때 개운하지 못한 경험도 있었다. 그런데 5집 '아이처럼'에 피처링해 준 알렉스에게는 한곡을 줘야 할 것 같다. 안주면 평생 날 괴롭힐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그에게 전람회, 카니발, 솔로 시절을 통틀어 자작곡 중 '내 인생의 노래'를 꼽아달라고 했다.

"그런 의미라면 제 음악 인생을 노래한 5집의 '멜로디'가 아닐까요."

'멜로디'에는 음악이 가진 힘과 그 음악에 대한 고마움이 담겼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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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