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13∼24일 열리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는 풍년이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공식 장편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두 편이 초대받는 등 모두 10편이 다양한 부문에 골고루 초청받았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20여 년간 한국영화 40여 편이 다양한 부문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10편은 역대 최다 초청편수다.
올해 초청작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역시 황금종려상과 남녀 주연상 등 주요 상을 놓고 겨룰 수 있는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박쥐'다.
이 부문에 한국영화는 2000년에 들어서야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정도로 인연이 늦었고 '박쥐'는 8번째로 진출했다. 그 덕에 레드카펫에서 박 감독과 송강호, 김옥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적이 있고 이번 영화도 평단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과 경쟁하는 터라 수상 가능성을 쉽게 점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으로는 2번째로 이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자국 영화를 심사하는 흥미로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은 새로운 경향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영화들을 불러모으는 칸의 주요 상영부문 중 하나로, 올해 한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초대했다.
아들의 누명을 벗기려는 어머니의 사투를 그리는 스릴러 '마더'는 28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칸에서 먼저 공개되며 봉 감독과 원빈은 물론 국민 어머니 김혜자가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고(故)신상옥 감독의 영화 '연산군'(1961년)의 디지털 복원판이 복원된 고전영화들을 소개하는 회고전 성격의 칸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되며,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과 임경동 감독의 '경적'이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서 세계의 신예 감독들과 겨룬다.
한국ㆍ프랑스 합작 영화이자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여행자'(감독 우니 르콩트)가 비경쟁 특별상영 섹션에서 상영되며, 그 덕에 배우 고아성이 칸에 초청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장편 '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먼지아이'가 프랑스감독협회가 주도하는 감독주간에 진출했고, 비평가들이 초청하는 비평가 주간에서는 문성혁 감독의 '6시간'이 상영된다.
또 다른 한.불 합작 영화인 노경태 감독의 '허수아비들의 땅'은 프랑스 독립영화들의 해외 배급을 지원하는 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ACID) 프로그램에 초대받았다.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배두나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주목할 만한 시선)으로 초대장을 받았다.
(사진 설명 = 위부터 '박쥐', '마더', '연산군', '남매의 집')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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