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해마다 봄이면 영화의 성찬을 차려놓는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어느덧 10회째를 맞아 42개국에서 공수한 영화 200편을 준비해 30일부터 손님들을 맞이한다.
정수완ㆍ유운성ㆍ조지훈 프로그래머가 영화제를 찾는 관객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될 영화 10편을 추천했다.
▲철서구(West of the Tracks) = 1∼9회 영화제에 소개됐던 신인 감독들 가운데 현재 활약 중인 감독들의 데뷔작을 재상영하는 '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 섹션 작품. 왕빙 감독은 철거 명령이 내려진 중국 셴양의 티엑시 공업지구를 2년간 촬영했다. '녹', '폐허', '철로' 세 부분으로 나뉜 영화는 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보물 같은 작품으로 551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는 열혈 관객을 기다린다.
▲킬(Kill) = '공각기동대'를 만든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일본 신예 크리에이터 3명이 만든 옴니버스 액션영화. 영화를 보기 위해서라면 밤샘도 마다하지 않는 관객을 위한 전주영화제의 인기 심야 프로그램 '불면의 밤' 작품이다. 칼에 의한 액션을 주제로 하며 다양한 시대배경과 형식으로 펼쳐지는 4개의 이야기가 한밤의 디지털 향연을 선사한다.
▲안나와의 나흘 밤(Four Nights with Anna) = 폴란드의 변두리 마을, 간호사 안나를 사랑하는 레온은 매일 밤낮으로 그녀를 엿본다. 괴상하지만 헌신적인 레온의 사랑을 담담하게 묘사해 현대사회의 비정함과 고립된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1991년 전업화가로 돌아섰던 폴란드의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감독이 1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
▲파르케 비아(Parque Via) = 파르케 비아는 주인공 베토가 세상과 단절돼 머무는 공간이다. 베토와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것은 가끔 방문하는 집주인과 텔레비전,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하는 창녀 루페가 전부. 엔리케 리베로 감독은 주인공과 집주인 간의 관계를 통해 빈부격차, 인종 차별 등 현대 멕시코 사회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리얼리티를 위한 감독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영화.
▲굿바이 솔로(Goodbye Solo) = 따뜻한 마음을 가진 택시기사 솔로는 한 노인으로부터 자살여행을 위해 2주간 기사가 돼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솔로는 노인의 마음을 돌려 살리기로 결심한다. 미국 내 이주민들의 삶을 그려온 라민 바흐라니 감독이 만든 감성 코미디로, 세네갈 출신 흑인과 백인 노인의 특별한 우정이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테라 마드레(Terra Madre) = '대지의 어머니'란 뜻의 테라 마드레는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기른 음식을 먹어야 인간이 살 수 있다는 슬로 푸드 공동체 운동을 말한다. 이들은 언어, 사상, 종교, 정치적 장벽을 넘어 오직 자신과 대지의 관계를 통해 세계화에 맞선다. 이탈리아의 거장 에르마노 올리의 신작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이탈리아판 '워낭소리'라 할 만하다.
▲너 없인 살 수 없어(No Puedo Vivir Sin Ti) = 법적인 이유로 사랑하는 딸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주인공은 법과 맞서 길고 힘든 싸움을 시작한다. 2003년 대만 6개 채널에서 동시 생중계했을 정도로 대만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던 사건을 레온 다이 감독이 감성적이고 호소력 있는 멜로드라마로 재탄생시켰다. 아버지와 딸의 이별 이야기를 흑백화면에 아름답게 담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다.
▲악의 화신(Embodiment of Evil) = 브라질 호러 영화 선구자인 주제 모지카 마린스의 '코핀 조' 연작 완결판. 브라질 영화사상 가장 '매력적으로 사악한' 악당으로 꼽히는 코핀 조는 40년의 감옥 생활을 마치고 완벽한 후계자를 임신시킬 여성을 찾기 위해 돌아온다. 호러 영화의 모든 요소를 집약해 브라질 사회의 문제점을 비춘다. 간담이 서늘한 밤을 제대로 보내고 싶은 관객들을 위한 영화다.
▲비르와 자라(Veer Zarra) = 비행대대 대장 비르와 파키스탄 여인 자라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인도의 3대 최고 흥행 감독 중 하나인 야시 초프라가 연출했다. 72세의 노장 감독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3시간에 달하는 영화는 시종일관 신나고 흥미진진하다. 화려한 춤과 노래, 박력 있는 액션 신과 호화로운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마살라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질주(On the Run) = 채무 불이행으로 빼앗긴 자신의 차를 찾으려고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찬드레와 그의 여자친구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불법 낙태를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일자리를 얻으려 무작정 도시로 오지만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스리랑카 젊은이들의 삶을 다룬 영화다. 스리랑카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영화로, 스리랑카의 거장 달마세나 파티라자의 대표작이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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