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평소 건방지고 오만한 말투로 넘치는 자신감을 과시해 온 영국 그룹 오아시스(Oasis). 이 때문에 일부 대중과 언론은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오아시스의 내한공연은 이들의 오만방자함조차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지게 한 멋진 콘서트였다.
2006년 첫 내한공연 후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아시스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9천 관객은 일제히 발을 구르고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무대 앞에 마련된 스탠딩석에 자리 잡은 관객은 노엘 갤러거(기타)의 사진과 피켓 등을 들고 몸을 흔들기 시작했고, 좌석 관객 대부분도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오아시스 팬들은 공연의 포문을 연 '로큰롤 스타'(Rock'N Roll Star)에 이은 '라이러'(Lyla)부터 노래의 클라이맥스를 따라부르며 '브릿팝 제왕의 귀환'을 열렬히 환영했다.
2006년 공연 후 "월드투어 가운데 한국 공연이 가장 즐거웠다"고 공공연히 말해 온 오아시스는 열정적인 연주로 화답했다. 이들은 신작 '디그 아웃 유어 솔'(Dig Out Your Soul)의 발매를 기념해 벌이는 이번 월드투어 스케줄에 일찌감치 한국 공연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신작 수록곡으로 리듬감 넘치는 드럼 연주로 시작된 '더 쇼크 오브 더 라이트닝'(The Shock Of The Lightning)이 이어졌다. 흰색 재킷 차림의 노엘 갤러거는 기타를 바꾼 후 '시가레츠 앤드 알코올'(Cigarettes And Alcohol)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또 '투 비 웨어 데어스 라이프'(To Be Where There's Life)에서는 지글거리는 리듬 기타 연주를 배경으로 솔로 연주를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리엄 갤러거(보컬)가 잠시 무대를 비운 사이 노엘 갤러거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웨이팅 포 더 랩쳐'(Wating For The Rapture) 등에서 동생 리엄 못지않은 보컬 실력을 뽐냈다.
와중에 흥에 못 이겨 음악과 관계없이 춤을 추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관객은 신작 중에서 가장 서정적인 멜로디로 꼽히는 '아임 오터 타임'(I'm Outta Time)을 비롯해 오아시스 최고 히트곡 '원더월'(Wonderwall) 등 공연 후반을 장식한 노래에서도 합창을 하며 시종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슈퍼소닉'(Supersonic)으로 정규 공연을 끝낸 오아시스는 앙코르 무대에서 '2부'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정성 들인 공연을 펼쳤다.
노엘 갤러거가 솔로로 등장해 '라이브 포에버'(Live Forever)를 불렀고 리엄 갤러거가 빠진 채 히트곡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까지 소화했다. 리엄 갤러거가 4번째 앙코르곡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 등 2곡을 열창하면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은 모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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