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톱스타 엄마를 뒀지만 엄마를 이모라 불러야 하는 딸의 심정은 어떠할까.
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에서 톱여배우 은혜정(전인화 분)의 딸 은수진 역을 맡은 한예인(22)은 "엄마가 정말 톱스타라면, 그래서 내 신분을 숨겨야한다면 엄마를 이모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길을 가면 아주머니들로부터 '전인화 딸이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제는 한명인(최명길)의 계략으로 신분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그전까지 그는 은혜정의 숨겨진 딸이었다.
"은혜정-수진 모녀의 이야기는 실제로 우리 연예계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인 것 같다고들 하세요. 그래서 더 재미있어요."
그는 "수진이가 처한 환경이 복잡해 처음에 캐릭터를 잡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언뜻 보면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건방진 아이지만 마음속에는 외로움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제 신분이 드러났으니 수진이가 또 어떻게 변할지 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7살 때 SBS 어린이 드라마 '또또랑 우리랑'에 출연하며 아역 배우로 출발한 그는 학업 등으로 몇 년간 쉬다 2007년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으로 성인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윤은혜의 통통 튀는 여동생 고은새 역을 맡은 그는 고(故) 이언과 커플을 이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커프' 이후 한동안 '커프의 고은새'로 불렸어요. 그 드라마가 워낙 사랑받았고 또 제 캐릭터도 튀었기 때문에 정말 오래도록 기억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미워도 다시한번'을 만나면서 비로소 '커프'의 이미지에서 탈출한 것 같아요. 또 '커프' 때는 젊은 사람들만 절 알아봤지만 이제는 아주머니들도 알아봐주셔서 기분 좋아요."
그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이언에 대해 "오빠는 정말 붙임성이 강하고 밝은 캐릭터였다"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품에서는 잇따라 당찬 역을 맡지만 한예인은 실제로는 내성적인 성격이고 말수도 적은 편이다. 인터뷰에서도 단답형의 대답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연기할 때는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게 없다"며 "어린시절부터 연기를 해서 그런지 연기는 내 운명이라 생각하고 다른 일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연기를 안하면 견딜 수가 없다"며 웃었다.
최근 고(故) 장자연의 자살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현재 활동하는 22살 여배우에게 연예계는 어떤 곳일까.
"솔직히 저나 제 주변에는 소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없어서 뭐라 할 말이 없어요. 제가 그동안 운 좋게 좋은 사람들만 만났을 수도 있죠. 이상한 제의를 받아본 적도 없어요. 다만 우울증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배우들에게는 조금씩들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하루에 기분이 몇 번씩 왔다갔다 하거든요. 전 그럴 때마다 언니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안 좋은 것을 털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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