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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현 "문성근 말 안한 게 최고 배려"
2009-03-12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문성근 선배님이 현장에서 말씀을 잘 안하셔서 오히려 (상황에) 빠질 수 있었고, 그것이 최고 배려였어요"

배우 추자현은 12일 오후 서울극장에서 열린 스릴러 영화 '실종' 기자간담회에서 연쇄살인범 역할에 몰입한 문성근 덕분에 촬영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것이 후배에 대한 최고의 배려였다고 말했다.

'판곤'(문성근)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양계장을 하는 촌로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 그를 동네 사람들은 성실하고 착한 이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판곤은 우연히 찾아온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하거나 감금해 두고 성폭행을 하고, 사료를 만드는 분쇄기에 산 사람을 집어넣는 사이코패스다.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긴 동생 '현아'(전세홍)를 찾아 나선 '현정'(추자현)은 판곤을 의심하지만, 경찰의 협조도 없이 동생의 행적을 쫓다 결국 판곤의 수에 넘어가 그의 집으로 향한다.

김성홍 감독과 다른 상대 배우 전세홍도 비열하고 추악한 연쇄살인범 역할에 몰입한 문성근에게 공을 돌렸다.

전세홍은 "연기는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문 선배님이 촬영만 들어가면 눈빛이 바뀌면서 나를 정말 잡아먹을 듯이 하셔서 실제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느낌을 받아 본능적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문성근 씨가 연기에 몰두하면 계획한 대로 잘 안 돼 사고가 날까 걱정할 정도"였다며 "연쇄살인범을 미화하거나 덧칠하지 않기 위해 가장 리얼하게 가자고 했고, 그걸 문성근 씨가 너무 잘해줘서 영화를 보면서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양들의 침묵'에서는 살인마가 굉장히 멋있고 지적이고 근사하게 보이지만, 판곤은 철학이 있을 수 없고, 비열하고 추악한 살인자일 뿐이다"라며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문성근은 이에 대해 "거의 맨몸으로 연기한 두 여자 배우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시늉만 해서도 안 되는 것이어서 불안하고 걱정했다"며 "2박3일 내내 꼬박 밤을 새우며 찍고 촬영장을 벗어날 때면 지옥에서 벗어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oyy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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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