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사랑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게 되신 분들, 사랑하다가 자살을 꿈꾸게 된 분들, 사랑의 가해자나 피해자였던 분들 모두 봐주세요"
배우 강혜정은 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맡은 이수강을 "엉뚱하고 사회성도 부족하고, 커다란 포부를 갖고 사는 것도 아니지만 기적 같은 사랑을 꿈꾸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던 이수강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준 박지민(승리)을 10년 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인물. 이수강은 박지민을 '스토킹'하려고 박지민의 집이 잘 보이는 김병희(박희순)의 집으로 쳐들어가고, 목을 매 자살하려는 병희를 구해 놓은 뒤 손발을 묶어 감금해 버린다.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와 '달콤 살벌한 연인', '미쓰 홍당무' 등의 뒤를 잇는 여성 캐릭터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뮤직비디오와 CF로 데뷔한 황수아 감독은 첫 장편인 이 영화를 '다양한 장르의 색깔이 묻어나는 독특한 멜로'라고 소개하면서 "사랑과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감정으로 풀었고 그 감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강혜정은 "황 감독과 다른 영화를 준비하면서 친해진 뒤에 이 시나리오를 다시 써서 주셨기 때문에 나를 바탕으로 쓴 면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캐릭터와 밀착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강의 매력은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날것 같고, 거칠면서도 여린 느낌. 그게 사실감 있어 보였어요. 예뻐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았어요"
이수강의 맹목적인 사랑 때문에 누군가가 피해자가 되고 힘들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누군가를 10년 동안 쫓아다니는 것 역시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자기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나머지 자기 인생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죠. 그것 자체가 고통스러웠을 거예요. 자신을 고립시키는 일이니까. 하지만 소유와 집착이었던 사랑을 결국 희생과 인내라는 사랑으로 이뤄내요. 현실에서는 힘들지만 이상적인 사랑을 했다고 생각해요"
강혜정은 "현실에서는 그렇게 뚜렷한 사랑관을 갖고 있지 않다"며 "느끼는 그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전부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 충격으로 자살중독증에 걸린 김병희 역을 맡은 박희순은 "작품도 좋았는데 강혜정 씨가 출연한다고 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며 "이런 독특한 멜로는 처음이지만 잘 맞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는 빅뱅의 승리는 "박희순 선배님은 옆집 형처럼 편하게 해주셨는데 강혜정 누나는 촬영 전에 불러서 '한 번 해봐'라며 확인하곤 해서 일에 대해 냉정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좋은 인맥을 만들어서 기분 좋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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