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올해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이 잇따라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어서 흥행여부가 주목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밀크' 등 아카데미 수상작 3편이 3월 극장가에서 첫선을 보인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카데미상 수상이 흥행에 유리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근래 한국에서는 아카데미 수상작이 그리 흥행하지 못했다. '아카데미상 수상=흥행 성공'이라는 공식은 1990년대까지는 유효했지만 2000년대 들어 이런 공식은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아카데미가 배출한 흥행작은 137만명을 모은 '시카고'(2003년 작품상)나 소규모로 개봉해 34만명을 모은 '브로크백 마운틴'(2006년 감독상) 정도 밖에 없었다.
작년에도 작품ㆍ감독ㆍ각색ㆍ남우조연 등 4관왕을 차지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6만명, 각본상 수상작인 '주노'는 7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에도 영화계는 올해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은 예년의 부진을 떨치고 흥행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수상작들이 '어려운 영화'라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 수상작들과 달리 대중성이 강한 작품들이라는 판단에서다.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19일 개봉)는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전세계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환호에 고무된 느낌이다.
1일 할리우드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이미 개봉해 상영 중인 영국과 프랑스에서 아카데미상 수상 직후 관객 수가 대폭 늘었다.
영국은 개봉 7주차인데도 관객 수가 오프닝주보다 오히려 많았으며 프랑스는 전주보다 관객 수가 18%나 뛰었다.
수입사 거원시네마 관계자는 "영화 자체의 힘을 믿고 흥행을 기대했는데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높아져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타 배우가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개봉 규모를 와이드릴리스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남녀주연상을 수상한 '밀크'(숀 펜)와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케이트 윈즐릿) 역시 아카데미 트로피가 박스오피스의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26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이미 종영된 영화가 재개봉되는 경우도 있다.
수입사 케이디미디어는 일본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굿’바이'를 이달 중 재개봉한다. '굿’바이'는 작년 10월 한국에서 개봉해 관객 수 5만명의 평범한 성적을 냈다.
케이디미디어 남경아 대리는 "작품성과 흥행성이 모두 높지만 작년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영화였다. 이번 재개봉에서 많은 관객들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사진설명=<왼쪽부터> 영화 '슬럼독밀리어네어'와 '굿'바이'의 주역들)
(사진설명=<왼쪽부터> 아카데미상 수상하는 '더 리더'의 케이트 윈즐릿과 '밀크'의 숀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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