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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 1.2부 나눠 시청자 공략한다"
2009-03-03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최근 들어 빠른 전개로 시선을 끄는 드라마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보조를 맞춰 한 편의 드라마가 두 세 가지 시즌으로 나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꽃보다 남자', SBS TV '아내의 유혹', KBS 2TV '미워도 다시 한번' 등의 드라마는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소재가 공통점이다.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무기로 중간에 마치 드라마를 새로 시작하듯 이야기를 '리셋(reset)'한다.

'로스트'나 '프리즌 브레이크' 같은 미국 드라마들이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시간 차를 두되, 같은 주인공을 내세워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시즌'을 늘려나간다면, 이들 드라마는 한 편의 드라마 안에 시즌을 나눠 이야기를 전개하는 셈이다.

◇복수, 성장, 비밀을 계기로

24부로 기획된 '미워도 다시 한번'은 현재까지 8회가 방송된 상태. 한 남자의 20년에 걸친 두 집 살림과 이로 인한 파국을 그릴 이 드라마는 9~10회에서 모든 비밀이 다 탄로나게 된다.

정훈(박상원 분)과 혜정(전인화)의 관계를 명인(최명길)이 알게 되면서 이들의 관계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혜정을 뒤늦게 만난 운명적인 친구라 생각하며 극진하게 대하던 명인은 혜정과 자신의 남편인 정훈과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돌변한다.

제작사 GNG프로덕션 측은 "애초 기획부터 드라마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었다. 후반부에서는 모든 것을 알게된 명인이 그동안 자신을 속여온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밝혔다.

120부작인 '아내의 유혹'은 현재 2부가 전개되고 있다. 1부는 은재(장서희)가 물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복수를 결심하는 것이었고, 2부는 은재가 소희로 둔갑해 교빈(변우민)의 집으로 다시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어 곧 시작될 3부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소희(채영인)가 등장하며 또 다른 복수가 펼쳐지게 된다.

24부작인 '꽃보다 남자' 역시 지난달 16일 13회부터 제2막이 시작됐다. 주인공 모두가 고등학생이었던 1막에서 수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서는 F4가 대학생으로 성장해있다. 금잔디(구혜선)는 여전히 고등학생이지만 F4가 성인이 되면서 이야기의 틀과 폭이 더욱 넓어졌다.

드라마는 마카오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던 구준표(이민호)가 한국으로 돌아와 나머지 F4와 신화대학교에 다니고, 준표와 잔디의 멜로 라인에 준표의 약혼녀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종영을 앞두고 있는 MBC TV '에덴의 동쪽'은 후반부 스피드에서는 다소 처졌지만 이 드라마 역시 이동욱(연정훈)과 신명훈(박해진)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시점을 전후로 이야기가 나뉘었다.

◇치밀한 기획, 스피디한 전개

이들 세 드라마가 이처럼 한 드라마를 두 세가지 시즌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사전의 치밀한 기획과 스피디한 전개 덕분이다.

대개의 드라마는 끝날 때쯤 모든 이야기가 정리되며 주인공들이 변화를 맞이하지만 이들 세 편은 한창 드라마가 진행 중일 때 변화를 꾀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뽑아낸다는 차이가 있다. 복수가 끝났을 때, 혹은 인물이 성장했을 때 막을 내리는 여타 드라마들과 다른 지점이다.

단적으로 1일 종영한 SBS TV '유리의 성'은 애초 기획할 때는 주인공 민주(윤소이)의 결혼생활을 1부, 이혼 이후의 삶을 2부로 나눠서 전개하겠다고 밝혔지만 6개월간 내내 1부만 끌어가다 마지막 몇 회에서 후다닥 마무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가 늘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애초의 기획의도가 사라졌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반면 '꽃보다 남자', '아내의 유혹', '미워도 다시 한번'은 '미드'의 속도감으로 시선을 끌면서 기획한 일정대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어 준비했던 이야기를 소화할 수 있게됐다.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는 "사람들이 이제 할 이야기를 다 한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그렇지 않다. 아직 할 이야기가 많다"며 "처음부터 드라마를 3부로 기획했다"고 자신있게 밝힌 바 있다.

'꽃보다 남자'의 그룹에이트 역시 "사전에 20회까지 시놉시스 작업을 마쳤다"고 밝혀 드라마가 계획대로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고흥식 SBS 책임프로듀서는 "드라마의 속도감은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에서 나온다. 이야기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다양한 구성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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