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 영화 두 편이 22일(현지시간)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단편애니메이션을 각각 수상, 일본 영화계에 경사가 겹쳤다.
일본 영화 '굿’바이'(영어 제목 'Departures')는 이날 일본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 수상했다.
일본 영화는 1956년 이 상이 생긴 이후 모두 11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1975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구소련이 제작한 영화 '데루수 우자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이 영화는 구소련의 출품작이었다.
이전에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1951년),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감독의 '지옥문'(1954년),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의 '미야모토 무사시'(1955년) 등이 3편의 일본 영화가 이 상의 전신에 해당하는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본 영화계로는 2002년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미야자키 하야오)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바 있어서 7년 만에 오스카 트로피를 갖게 됐다.
아시아 영화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1년 '와호장룡'(이안) 이후 2번째다.
한국에서는 작년 10월 개봉했던 '굿’바이'는 '비밀','바람의 검 신선조'의 다키타 요지로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일본 영화계의 톱 플레이어들이 대거 모여 만든 야심작이다.
'으랏차차 스모부'의 모토키 마사히로와 톱스타 히로스에 료코가 출연하며 히사이시 조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납관사가 된 전직 첼리스트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는 영화로, 올해 초 일본의 유명 영화잡지 키네마 준보가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몬트리올영화제에서는 그랑프리를 타기도 했다.
'굿’바이'의 수상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당초 골든글로브와 전미영화비평가협회의 외국어영화상을 이스라엘 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아리 폴만)이 수상해 아카데미까지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기 때문이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은 국가별로 1편씩의 출품작 중 후보작을 추린 뒤 최종 선정작이 가려진다.
올해는 모두 67편이 출품됐고 이 중 '굿’바이'와 '바시르와 왈츠를'을 비롯해 프랑스 영화 '더 클래스', 독일영화 '바데르 마인호프 콤플렉스', 오스트리아 영화 '보복'(Revanche)이 후보작이었다.
한국은 이 부문에 올해 '크로싱'(김태균)을 출품했지만 후보작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전에도 '마유미'(신상옥), '춘향뎐'(임권택), '오아시스'(이창동),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김기덕),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왕의 남자'(이준익), '밀양'(이창동) 등을 출품했지만 후보작에 지명된 적은 없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작은 사각의 집'(구니오 가토)이 단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2분 분량의 이 영화는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자 집 안에 들어오는 물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노력하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다뤘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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