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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물이 튄다…4D영화관 '인기'>
2009-02-22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회사원 김상훈(35)씨는 지난 주말 모험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관람하려고 CGV상암점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했던 경험을 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양칫물을 내뱉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 앞좌석에서 물이 튄 것. 그뿐만 아니었다. 높은 곳에서 주인공들이 떨어질 때는 의자가 흔들려 마치 자신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이 강풍을 맞을 때에는 천장에 설치된 장치에서 바람이 나왔고 심지어는 상영관 내에 번개가 치기도 했다.

김씨는 아직 영화팬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4D 상영관'을 경험한 것이다. 4D 상영관은 입체 안경을 쓰고 관람하는 3D 상영관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영화관이다. 입체안경을 쓴 채로 관람하는 것은 3D 상영관과 같지만 진동, 향기, 물, 바람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춰진 게 특징이다.

스크린 안에 갇혀 있던 영화가 현실 세계를 침범한 셈이다. 그저 3D 영화관과 비슷하거나 놀이공원의 흔들의자 정도가 갖춰져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전혀 다른 차원이더라는 게 김씨가 전하는 감상 소감이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가 서울 상암점에서 1월 말부터 운영하고 있는 4D 상영관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후에만 상영하지만 객석 점유율은 평일을 포함해 60~70%에 이른다. 이는 30% 안팎의 일반 상영관의 점유율을 2배 이상 넘어서는 수치다. 설연휴가 낀 1주일간은 점유율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본이나 미국 등 일부 국가의 경우 놀이 공원에서 10~20분 가량의 짧은 편집본을 상영하는 4D 상영관이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 개봉 영화의 풀 버전이 4D로 상영되는 것은 CGV가 전 세계에서 최초라는 게 CGV측의 설명이다.

CGV는 이스라엘의 시네마파크사(社)로부터 10억원 가량을 주고 관련 설비와 기술을 수입해 4D 상영관을 만들었다.

물이 튀는 효과는 앞사람 의자에 설치된 장치로부터 나오는 것. 의자는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엉덩이나 어깨 등 특정 부위만 진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천장에 설치된 팬에서는 강풍이 나오며 앞좌석과 발이 있는 의자 아래쪽, 목 뒤 의자에서는 간지럽게 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작은 바람이 흘러나온다.

관객들이 가장 신기해하는 것은 바로 향기다. 앞좌석에서 흘러나오는 3개의 분사 구멍을 통해 꽃향기나 화산의 유황, 음식 냄새 등 다양한 향기가 나올 수 있다. 이외에도 안개가 낀 장면에서는 스크린 앞에 설치된 장치에서 안개가 나온다.

CGV는 애초에는 2월 초까지만 시범 삼아 4D 상영관을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관객 반응이 좋자 상영을 연장했으며 지난 19일부터는 애니메이션 '가필드-마법의 샘물'도 상영하고 있다. 이어 3월에는 공포영화 '블러디 발렌타인'이 상영될 예정이다.

상영관은 넓은 공간이 필요한 좌석의 특성상 88개 좌석만 갖췄으며 관람료는 1만2천~1만4천원('가필드'는 6천~1만원)으로 다른 상영작에 비해 비싼 편이다.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화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4D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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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