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모두 7명의 부녀자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의 범행은 연쇄살인을 다룬 범죄 스릴러 영화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피해 여성의 다양한 연령대와 스타킹을 이용한 살해 방식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봉준호)을 연상케 한다.
화성연쇄살인은 1986년~1991년 부녀자 10명이 살해된 사건. 강호순이 피해 여성을 대부분 목 졸라 살해한 것처럼 화성 연쇄살인 역시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주로 범행 도구로 사용됐다.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 여성은 20대 초반~50대로 폭이 넓은 것처럼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 역시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
강씨가 명확한 살인 동기가 없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와 닮았다.
강씨는 여자들을 보면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살해 동기를 설명했으며 하정우가 연기한 '추격자'(나홍진)의 지영민 역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여성들을 죽이는 자체에 희열을 느낀 사이코패스였다. 사이코패스는 '검은 집'(신태라)이나 '우리 동네'(정길영)에 등장하기도 했다.
강호순이 독거남이 아닌데다 억대의 재산가였던 덕분에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 선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공공의 적'(강우석) 1편의 경우와 유사하다.
이성재가 연기한 살인범은 펀드 매니저라는 멀쩡한 직업을 가졌던 까닭에 한동안 경찰의 추적을 피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
연쇄살인을 소재로 삼은 외국 영화 중에서는 '머더 바이 넘버'(고등학생들의 연쇄살인), '양들의 침묵'(피부가 벗겨진 채 시체가 발견되는 연쇄살인), '세븐'(성서의 '일곱가지 죄악'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살인사건), '키스 더 걸'(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등이 눈에 띈다.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식은 사건이 미궁에 빠진 채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스릴러 영화들에서와 마찬가지로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은 2006년 처음 발생 이후 장기간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 넣은 끝에 힘들게 해결을 보게 됐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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