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방송 3사 드라마 PD와 드라마 제작사는 11일 "스타급 배우에만 의존하는 기획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품격있는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결의했다.
방송 3사의 드라마 국장과 김승수 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등은 이날 오후 여의도 KBS 라디오공개홀에서 '드라마 위기 타개를 위한 드라마 제작자 결의문 발표회'를 갖고 "PD, 배우, 작가 등 창의적 인력을 발굴하고 새 장르 드라마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에서 ▲스타급 배우에 치우쳤던 출연료를 바로잡아 조연급에 할당되는 비중을 높이고 ▲제작사는 과도한 투자보다 안정적인 제작으로 출연료 미지급 등 불미스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이런 노력이 방송사와 제작사의 이윤추구가 아닌 드라마의 품질과 다양성, 시청자의 문화적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다짐했다.
그러면서 "시청률 경쟁에만 골몰해 사태를 이 지경까지 방치한 잘못은 우선 우리 방송사와 제작사에 있고 깊이 반성한다"면서 "모든 매니지먼트사, 작가, 배우, 스태프들은 드라마 제작비를 정상화하는 운동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이 결의문에는 KBS PD 66명, MBC PD 47명, SBS PD 37명 및 드라마제작사 23개사가 서명했다.
결의문 발표 후 간담회에서는 '드라마 위기론'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의 출연료 상한선 설정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구본근 SBS 드라마 국장은 "특정 액수를 지정해서 상한선을 만들지는 않았으며 각 사가 형편에 맞춰서 출연료를 대폭 제한한다는데만 합의했다"며 "주연의 회당 출연료 및 작가의 회당 특별 원고료의 상한선을 1천5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조연 출연료를 500만 원으로 묶는 안은 지난해 9월 드라마제작사협회가 제안한 안"이라고 말했다.
김승수 사무총장은 "방송 3사는 상한선을 정하지 않았지만 제작사는 작년 9월에 제안했던 이 상한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제한 후 "다만 드라마 수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 한류 스타의 경우, 해외에 먼저 판매돼 이익이 발생하면 (스타와)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 국장은 조연급 연기자의 출연료와 관련해 "사실 조연의 출연료 상승이 제작진에게는 더 고통스럽다"며 "주연의 경우 스타의 몸값이 비싸면 신인을 쓸 수 있지만 조연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인기있는 조연도 양보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응진 KBS 드라마기획팀장은 "지금처럼 한두 사람이 제작비의 3분의 1 또는 2분의 1을 가져가는 것은 다른 동료와 스태프의 희생을 부른다"며 "방송 연장을 놓고 비상식적인 거래를 요구하는 것은 땅투기에 비유하면 '알박기'라고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방송 3사간 합의의 실효성에 대해 "3사 국장이 최근 드라마 러닝타임에 대해 합의했는데 잘 지켜지고 있다"며 "출연료 문제는 경제상황이 좋아지면 상식적인 기준이 다시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환 MBC 드라마 국장은 "3사가 1년간 열심히 노력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구본근 국장은 KBS가 최근 부활시킨 신인탤런트 공채 제도에 대해 "우리도 내년 상반기 중에 실시할 생각"이라고 했고, 이주환 국장은 "선발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을 통한 육성과 비용 문제"라며 "공채에 대한 예산 배정을 요청해 놓았으며 예산안이 확정되면 공채를 하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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