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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0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투자ㆍ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43.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독과점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의 '2008년 1~11월 영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11월 모두 17편의 한국 영화를 배급했으며 이들 영화의 관객수는 전체 한국 영화 관객수의 43.1%에 달했다.

한국영화의 배급 점유율에서 CJ엔터테인먼트의 점유율이 40% 를 넘은 것은 올해 처음이다. CJ엔터테인먼트의 관객 점유율은 2006년과 2007년 각각 34.5%와 36.2%였다.

배급업계 2위 업체인 쇼박스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31.1%와 26.6%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19.5% 로 10% 대로 점유율이 떨어졌으며 2007년에는 15.1%였던 시네마서비스의 영화들은 올해부터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하고 있다.

이는 외국 영화를 제외한 한국 영화만을 포함한 수치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모두를 아우르는 배급 점유율에서 CJ엔터테인먼트는 11월까지 32.2%를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30% 대에 진입했다. 2006년과 2007년 이 회사의 전체 영화 대상 배급 점유율은 각각 23.2%, 29.7%였다.

CJ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미인도'와 '순정만화'를 배급하고 있으며 18일에는 '달콤한 거짓말'을 개봉할 예정이어서 12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CJ엔터테인먼트의 점유율 고공행진은 1개 배급사가 한국영화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관객을 점유하는 것이라서 독과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은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되는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ㆍ유지ㆍ변경하는 등의 지위 남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아직 시장 점유율이 50%가 되지 않았으며 법률이 정한 '일정한 거래 분야'가 전체 영화 중 한국영화에 한정한 시장에도 해당될지 여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태이지만 영화계 내부에서는 CJ엔터테인먼트의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류형진 연구원은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ㆍ제작ㆍ배급ㆍ상영 등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룬것에 특히 주목할 만하다.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의 투자에서 상영까지 모든 과정에서 경쟁관계의 다른 업체에 비해 우월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원은 "CJ엔터테인먼트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지난 수년간 계속되던 시네마서비스ㆍ쇼박스와의 3강 체제가 붕괴된 결과다"며 "이전에는 시장의 주요한 플레이어(투자ㆍ배급사)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지만 다른 2곳의 점유율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그런 환경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론가 정지욱씨는 "특정 배급사의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이 회사가 수직계열화까지 이루고 있다면 상품성이 떨어져 그 틀에 들어가지 못하는 영화들이 제작 자체가 힘들어진다"며 "특정 배급사의 지나치게 높은 관객 점유율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영화 소비자들이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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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