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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김병만 "차태현은 내 코믹연기의 스승"
2008-12-04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개그맨 김병만(33)은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16년간 한우물을 판 달인'으로 웃음을 주고 있다. 오랜 세월 한 분야를 연마했다고 '구라'를 치다가 곧바로 실제 실력이 드러나 망신을 당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김병만의 '구라'가 조금씩 먹히고 있다. 7년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본 개그에 이어 10년 이상 남몰래 꿈꿔왔던 연기 분야에서다.

최근 그는 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라듸오 데이즈', 시트콤 '오포졸',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 등에서 감초 연기를 톡톡히 선보였다. 현재는 MBC TV '종합병원2'에서 외과 레지던트 2년차 오영범 역을 맡아 의사 가운을 걸쳤다.

김병만은 "탤런트가 가운을 걸치면 당연히 의사로 여기는데 내가 가운을 걸쳤더니 의사 같지 않다는 댓글이 올라오더라"고 웃으면서 "드라마에 출연한 만큼 개그가 아닌 코믹연기를 선보이려고 나름대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그는 호흡이 짧고 기습을 한다는 느낌이라면 코믹연기는 앞과 뒤의 흐름을 생각해야 하는 등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개그와 코믹연기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코믹연기는 극 중 파트너인 차태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차태현은 김병만의 후배로 등장해 온갖 사고를 일으키며, 김병만은 넉살스러운 성격으로 차태현을 감싸준다.

"차태현 씨는 한국에서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호감형 코믹 연기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연기가 가볍게 보일까봐 걱정했더니 태현 씨는 '주로 나와 함께 연기를 하기 때문에 개그맨이 오버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답해 줬지요. 또 제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조언도 해 주는 등 제가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 류승수 선배는 연기적인 동작에 대한 설명을 잘 해주시고 촬영장을 넓게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셨어요."

의사라는 전문직을 연기한다는 점도 그에게는 부담이었다. "인터넷에서 의학용어를 찾아 따로 외우며 공부를 했다"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안타까운 표정연기를 해야 할 때도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

그는 개그맨으로 먼저 자리를 잡았지만 원래는 연기자가 꿈이었다.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개그계에 발을 담갔으며, 데뷔 전인 1998년에는 연기자가 되려고 연기자 매니저 일까지 했다.

"탤런트 시험을 통과하는 것보다 개그맨으로 성공한 후 폭넓은 연기를 하는 희극인이 되는 것이 더 가능성 있는 길이라고 여겼지요. 제 꿈을 찾아서 길을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임하룡, 이문식, 유해진 선배처럼 확실한 캐릭터를 가진 코믹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다만 개그는 이제 제 뿌리가 됐으니 '개그콘서트' 만큼은 끝까지 지킬 겁니다."

개그맨으로 성공하는 과정도 간단치 않았다. 2001년 12월 '개그콘서트' 무대에 처음 올랐으나 빛을 본 것은 올해 '달인'을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정형돈 등 많은 동료가 스타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봤지요. 열심히 해도 인정받는 것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나는 나이니까 이렇게 천천히 가자. 누군가는 나를 좋아해 주고 인정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언제 가든 결승점에만 가면 되지 않을까요."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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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