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스릴러 영화 '추격자'가 2008년 한해 최고의 영예를 누린 영화가 됐다.
'추격자'는 6월 열렸던 대종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기획상, 촬영상, 남우주연상(김윤석) 5개 부문을 석권했고 지난달 열렸던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돌아가기는 했으나 김윤석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추격자'는 4일 올해를 마무리하는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는 7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진행자인 송윤아가 "오늘 '추격자'의 날인가요?"라고 말할 정도로 '추격자'의 잔치가 된 것. 이날 '추격자'는 작품상(영화사 비단길)을 받은 것은 물론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 각본ㆍ각색상, 신인 감독상을 동시에 받았다. 또 남우 주연상(김윤석), 편집상(김선민), 조명상(이철오)도 받아 주요 부문을 대부분 휩쓸었다.
특히 나 감독은 편집상 수상자인 김선민씨가 사정상 시상식에 불참하면서 4번이나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올 2월 개봉한 '추격자'는 여름에 개봉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상 '놈놈놈')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는 올해 최고 흥행작의 자리를 지켰다.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어두운 스릴러물인데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 이 때문에 김윤석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아니었더라면 '놈놈놈'에 지지 않았을 텐데"라며 농담 반, 진담 반의 수상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영화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500명 외에도 일반 관객으로 구성된 500명이 함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영화 한 편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ㆍ각색상, 편집상을 휩쓸었다는 것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뜻이 된다.
'추격자'는 공권력이 없는 보도방 주인이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극적 긴장감을 살려 그리면서도 사회 치안부재에 대한 진지한 시각을 담았다는 평을 얻었고, 개봉하기도 전에 볼 만한 영화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나면서 510만명을 동원했다.
단편으로 주목받기는 했지만 첫 장편영화를 연출한 신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은 나 감독은 감독상을 받으면서 "장편영화를 할 수 있게 그간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 투자자, 제작자, 스태프, 배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영화를 찾아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추격자'는 또 희대의 연쇄살인범 영민을 맡은 하정우와 영민을 필사적으로 추격하는 중호 역의 김윤석이 소름돋을 정도로 리얼한 연기를 펼쳐 더욱 화제가 됐다. 하정우와 김윤석은 피땀을 흘리며 온몸이 뒤엉킨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들을 선보였고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한껏 살렸다.
최고의 히어로는 물론 김윤석이다. '타짜'에서 짧은 출연분량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추격자'로 본격적인 주연으로 발돋움했고 발군의 연기력을 보이면서 급기야 대종상,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3개 영화상을 휩쓸었다.
김윤석은 대한민국 영화대상 수상 소감으로 "하정우씨와 처음 만났을 때 '4885 너지?' 장면을 찍었는데 나 감독님 말로는 주위의 공기가 진동을 일으킬 만큼 팽팽했다고 했다"고 회상했고 나 감독도 각본각색상을 받으면서 "우리 영화는 훌륭한 배우 분들이 있어서 시나리오를 뛰어넘는 영화가 된 거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추격자'보다 많은 670만명의 관객을 모은 '놈놈놈'은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액션 장면을 선보인 공을 주로 인정받았다. 촬영상(이모개), 음향상(김경태, 최태영), 시각효과상(정두홍, 지중현, 허명행), 미술상(조화성)이 '놈놈놈'에 돌아갔다.
'놈놈놈'은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최고 흥행작에게 주어지는 최다관객상을 받았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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