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제 자연스러운 연기만큼은 정점에 올라 있는 배우가 아닐까.
차태현(32)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바보' 등에서 순박하고 평범하면서 어수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리고 올 연말 영화 '과속스캔들'과 드라마 '종합병원2'에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동시에 공략한다. 무기는 역시 차태현 특유의 코믹하고 편안한 연기다.
그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질문을 유독 자주 받았고, 그때마다 억지로 변신하기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잘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답해왔다.
18일 오후 '과속스캔들'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는 가족 코미디가 배우로서 자신의 '애매한' 나이를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가 늘 하려고 하는, 하고 싶은 '밝은 영화'예요. 제가 지금 애매한 나이잖아요. 멜로를 하기에도 그렇고. 언젠가 아이 아버지 역을 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배역도 아버지라고 보면 볼 수 있는 역이니까, 생각보다는 좀 일찍 왔네요. (웃음)"
'과속스캔들'은 아이돌 가수 출신 라디오 DJ 남현수(차태현)가 "나는 남현수의 딸"이라고 우기는 애 딸린 스토커 황정남(박보영)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종합병원2'에서는 의대 6년, 인턴 1년 내내 사고만 일으키다가 잘난 동료들과 부딪치는 의사로 나온다.
"오히려 '과속스캔들'이 '종합병원2'보다 많이 가라앉은 캐릭터에요. 상황 설정이 코믹한 거지 제가 막 웃기는 역은 아니죠. 평범한 인물은 아니지만 살아온 과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들이 나오는 인물이라서 '오버연기'는 하지 않았어요."
차태현은 인터뷰하는 동안 '과속스캔들'은 단순한 가족 코미디 영화라기보다 음악영화의 성격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를 읽는데 다른 주인공들이 음악천재인 6살 꼬마, 소름끼치게 노래를 잘하는 여자라는 거예요. '이런 배우들이 어디 있겠어?'라는 생각이었는데 있더라고요. (웃음) 저는 윤종신 형의 '비코즈 아이 러브 유(Because I Love You)'를 불렀고 박보영씨는 4곡을 소화하느라 고생했죠."
가수로도 활동했던 그는 이미 '복면달호'에서 트로트 가수로 출연해 노래 솜씨를 뽐낸 적이 있고 지난해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안재욱, 차태현의 Mr.라디오'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워낙 실제의 제 모습에 가까운 설정들이 많았어요. 훨씬 전에 기획된 영화인데도 '이거 나를 염두에 두고 쓴 시나리오 아냐?' 싶을 정도였죠."
그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과속스캔들'보다는 주위의 기대가 너무 높은 '종합병원2'의 결과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제가 목숨 걸고 한다고 생각들 하시는데…(웃음) 저는 '해바라기'에서 이미 해봤으니까 의사 역에 대한 욕심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결국 하게 됐는데, 주변에서 그렇게 관심이 높을 줄은 몰랐죠.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조금 더 부담이 됩니다."
(사진 제공 영화인)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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