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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김동호위원장, '이리'에서 연기자 '변신'
2008-11-05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를 13년째 이끌고 있는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영화 '이리'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13일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 젊은 시절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 노인정을 찾는 노신사역을 맡았다.

영화의 배경인 익산(과거 이리) 역에 내린 이 노신사는 노인정에서 기다리는 옛사랑과 벤치에 마주 앉는다. 여주인공 진서(윤진서)가 이들이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자 김 위원장은 "서로 사랑의 말을 나누는데 왜 남이 듣게 하겠나"라는 대사를 한다.

김 위원장의 출연은 이 영화를 연출한 장률 감독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뤄졌다.

장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김동호 위원장을 생각하고 노신사 캐릭터를 만들었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떠나 김 위원장에게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출연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김동호 위원장이 친절하고 항상 남을 배려하지만 간혹 침묵하고 있을 때에는 왠지 모를 슬픈 이미지를 보이기도 한다.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을 했고 실제로 김 위원장이 영화 속에서 보인 연기는 그런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태웅의 택시 안에서 추억을 회상하는 듯 창밖을 바라보는 연기는 인상 깊었다"고 치켜세웠다.

장 감독은 "김 위원장이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겠나'라며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출연을 승낙했다. 보통 배우들은 개런티를 받고 일하는데 김 위원장은 개런티는 받지 않고 오히려 현장에서 용돈을 주고 가더라"며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부 차관 출신으로 부산영화제를 지금의 위치에 끌어올린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은퇴한 뒤에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해 '욕심'을 드러내 왔으며 실제로도 클레르 드니 감독의 프랑스 영화 '불청객'과 한국영화 '정사'에 깜짝 출연한 바 있다.

장률 감독의 5번째 장편 영화인 '이리'는 1977년 이리(현재의 익산)역 폭발사고를 모티브로 한다. 이날 사고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1주일 전 개봉하는 '중경'과 함께 기획된 연작 영화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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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