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멜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감독 박진표) 캐스팅을 둘러싸고 제작사와 주연배우 권상우 측이 상반된 주장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작사 영화사 집은 27일 오전 '권상우 출연 번복'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배우의 출연 번복 의사에 따라" 캐스팅이 무산됐다고 밝혔으나, 이날 오후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는 "먼저 출연 번복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권상우가 맡기로 했던 역은 루게릭병에 걸려 점점 몸이 굳어가는 남자 주인공 종우로, 그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와 눈물을 짜내는 멜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측은 영화 제작 투자, 의견 조율, 언론 발표와 관련해 상대방이 먼저 의무를 소홀히 하고 약속을 어겼다며 서로 "황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팬텀엔터테인먼트는 "영화계가 불황이고 투자가 불확실해 투자자와 배급사 확인을 여러 번 요청했으나 제작사는 이를 기피했다"고 주장했으나 영화사 집은 "유나이티드 픽처스㈜로부터 메인 투자를 받기로 이미 결정됐고 부분 투자도 진행중이므로 투자가 불확실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팬텀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먼저 권상우씨가 출연을 못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적이 없다"며 "좀 더 신중히 알아보고 심사숙고한 뒤에 오늘 제작사와 최종합의해 결정하기로 약속했는데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제작사가 먼저 언론에 발표해 배우 소속사로서는 당황스럽고 놀랍다"고 지적했다.
반면 제작사 관계자는 "22일 소속사 측에서 분명히 '일이 꼬여서 출연을 못하겠다'는 통보를 했고 우리는 생각이 바뀔 여지가 있으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며 "그러나 오늘까지 연락은 두절된 상태였고 지난 주말 권상우씨가 일본 팬미팅에서 영화가 아닌 드라마를 할 것이라고 말했으니 제작사로서는 배우 변동에 대해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양측은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지만 양측이 공개적으로 서로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라 의견 조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사 집 관계자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입장을 유보했으며 팬텀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지금 상황에서 당장 만나 대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작사나 배우 소속사에서 출연을 공식 발표하는 것은 계약서 작성을 끝냈거나 모든 조율을 마치고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단계일 때라 캐스팅이 번복되는 경우는 드물다.
앞서 2002년 영화 '바람난 가족' 출연 계약을 맺었던 김혜수가 사극 '장희빈'에 출연하기로 하면서 제작사 명필름이 김혜수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2주 만에 계약금 반환과 소송 취하에 합의한 바 있다.
또 2006년 '목요일의 아이'의 촬영이 중단된 이후 제작사가 김선아 측을 상대로 "배우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지만 제작 지연은 배우 탓이 아니라 제작사의 촬영 준비가 미진했기 때문이라는 판결로 배우 측이 승소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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