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국 독립영화의 둥지' 인디스페이스가 내달 8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는 유일한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는 독립영화계의 '집' 없는 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중구 저동 중앙시네마에서 문을 열었다.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힘있는 배급사의 지원을 받지 못해 영화제나 기획전을 제외하고는 영화관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해온 독립영화들이 꾸준히 개봉할 수 있는 터전이 된 것.
지난 1년간 인디스페이스를 통해 개봉한 독립영화는 '은하해방전선' 등 17편이며, 이 가운데 '쇼킹패밀리', '나의 노래는',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어주나요?' 등 7편은 인디스페이스의 개봉 지원을 받았다.
인디 애니메이션 단편을 묶어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라는 제목의 옴니버스 영화로 개봉하거나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서 제작된 최초의 장편 독립영화인 '궤도' 등 그동안 영화제 순회에 그쳤던 다양한 영화들이 일반 관객들과 만났다.
이 때문에 '궤도'를 만든 재중동포 김광호 감독과 독특한 형식의 실험영화 '마지막 밥상'의 노경태 감독 등 독립영화인들을 인터뷰하면 "오랫동안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극장 개봉은 영화제 상영과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 인디스페이스 덕분에 개봉하게 됐다"는 감사 표시를 빼놓지 않았다.
인디스페이스는 또 '화요 정기상영회'를 통해 일반 관객과 만나기 힘든 다양한 작품이 상영될 기회도 열었다. 첫째 주에는 독립애니메이션 정기상영회, 둘째 주에는 실험영화 정기상영회, 셋째 주에는 진보단체와 함께하는 상영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인디스페이스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무엇보다 관객수가 적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독립영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근본적인 취지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립영화로는 큰 인기를 얻어 10개 안팎의 스크린에 걸린 '은하해방전선'이나 '인디애니박스' 외에 인디스페이스에서 단독 개봉한 '쇼킹 패밀리', '나의 노래는', '마지막 밥상' 등의 관객수는 3자리 수에 그쳤고 결국 관객수 100명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 영화들도 있었다.
이현희 인디스페이스 운영팀장은 24일 "개봉작 1편당 2개월가량 극장에 걸어두면서 다양한 영화가 정기적으로 관객과 만나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자평하면서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키노아이와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 달이 최근 설립돼 2년차부터는 더욱 안정적인 배급 상영이 가능해져 관객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디스페이스는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 인디스페이스 회원 관객, 일반 관객이 한데 모여 독립영화를 관람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축제를 내달 8일 연다. 개봉지원작 1편과 이달 초 열린 일본다큐멘터리특별전 초청작 1편이 상영된다.
내달 6~7일에는 능동적인 영화상영ㆍ관람 문화를 만들기 위한 축제 '웰컴 투 마이 페스티벌'이 열린다. 영화제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인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수강생들이 꾸리는 'DIY(Do It Yourself) 영화제'로 장단편 독립영화 15편이 소개된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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