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남자> Another Man 리오넬 바이에르 | 스위스 | 2008년 | 89분 | 월드시네마 |20:30 롯데시네마4
프랑수아는 프랑스어권 스위스의 산골에서 여자친구에게 얹혀사는 남자다. 저널리스트(라고 해봐야 마을 신문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1주일에 한번 마을의 유일한 극장에 걸리는 영화의 리뷰를 정기적으로 쓰게 된다. 처음으로 써야하는 리뷰는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 그러나 문제가 있다. 사실 프랑수아는 영화에 대한 전문적이고 견해나 지식을 전혀 갖고있지 않다. 그래서 이 불쌍한 시골남자가 뭘 하냐고? 그는 파리의 저명한 영화잡지에 실린 비평을 한자도 빠짐없이 그대로 베낀 뒤 마을 신문에 연재한다. 그러나 프랑수아의 나태한 표절 인생은 기사시사회에서 만난 영화평론가 로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흔들린다. 프랑수아가 영화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첫만남에서 간파한 로자는 그를 슬그머니 자신의 괴상한 섹스 라이프에 끌어들여 갖고 놀기 시작한다. 스위스 로잔느에서 영화교수로 재직중인 리오넬 바이에르 감독은 영화에 관한 일종의 메타 비평으로서 <또 다른 남자>를 만든 듯 하지만 동시에 영화는 헛된 욕망에 대한 근사한 누벨바그식 사랑 이야기다. 끝없이 등장하고 스쳐지나는 수많은 영화적 인용들을 알아보는 비평가들, 영화기자들, 개인 블로그에 영화평을 올리며 자위하는 수많은 자칭타칭 평론가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거다. 물론 걔중 몇몇은 가슴이 팍팍 찔릴테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