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놓고 게임하기. 제이크 휘하의 명석한 젊은 의사 패거리는 사람을 살해하고 그 방법을 알아맞히는 내기를 밤마다 벌인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며, 죽어 마땅한 인간들”이기에 그들은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이런 짓을 하는 우린 짐승이야.” 테드의 도덕적 양심과 극단적 쾌락의 욕망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승자는 후자다. 시체 옆에서 섹스하는 육체들, 수술대 위에서 벌어지는 신체 훼손 행위. 연인의 죽음도 비극의 복수 대신 다음 단계의 두뇌 게임을 낳을 뿐이다.
배를 갈라 장을 꺼내고 두개골을 쪼개 뇌를 집어드는 <패솔로지>는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 매력을 느낄만한 장르물이다. (비록 짐작 가능한 패턴 안에 있긴 해도) 배신과 배신이 꼬리를 무는 플롯도 억지스럽지 않고,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스토리라 뒷맛도 불쾌하지 않다. 다만 마니아를 겨냥한 거침없는 B급 장르물이라고 보기엔 게임의 공식이 다소 평범해 보인다. 몇번 반복되면 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도 사라지고 허전함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또한 대중적이라 하기엔 잔인함의 수위가 높다. 영화의 주인공 밀로 벤티밀리아는 현재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 드라마 <히어로즈>의 스타. 그는 영화의 시나리오가 “인간의 이중성을 담아낸 점이 맘에 들어” 출연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쓴 마크 네벨딘은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액션물 <아드레날린24>의 공동감독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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