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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깡패를 만든 것”
장미 2007-10-07

<톤도 사람들> 짐 리비란 감독

<톤도 사람들>은 필리핀 빈민가 톤도를 강렬하고 사실적으로 그리는 영화다. 스스로가 톤도 출신인 짐 리비란 감독은 2001년 톤도를 배경으로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2006년 그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각본을 써 1천 달러의 적으나마 값진 펀딩을 받았다. 다큐멘터리에서 각본으로, 그리고 극영화로. 사회학자, 저널리스트, 리포터, 시인이자 영화감독이라는 설명이 부끄럽지 않은 실로 전방위적인 활동이다. 소년들이 라이브로 내뱉는 힙합 음악이 큰 힘을 발휘하는 이 영화는 짐작대로 톤도의 십대 폭력배를 직접 캐스팅해 찍은 것. 이후에도 실제 인물들을 등장시킨 프로젝트를 네 편 정도 구상 중이라는데 그 아이디어가 상상을 초월한다. “진짜 테러리스트, 정부 군인, 무슬림 무장세력을 소재로 하는 영화와 한국, 필리핀, 베트남 배우가 등장하는 범아시아 영화다. 그것도 돈 한 푼 없이 말이다.” 분명 투사형 인간에 가까운 그에게, 이번 부산행은 영화제쪽의 “선한 의도”와 달리 도전의식을 발휘하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국대사관에서 불법체류자 운운하며 비자를 내주지 않으려 한 것. 함께 오기로 했던 배우를 두고 홀로 부산을 찾은 그는 씁쓸한 이야기를 남겼다. “그 배우가 그러더라. 그래서 폭력배가 돼야 하는 거라고. 그래야 사람들이 존경심을 보인다고.” 자국 내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수상했을 만큼 배우들의 열연과 가능성이 돋보이는 이 영화를, 더 많은 관객이 봐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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