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준비한 합작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달랐나. =일본과 한국이 각각 2개씩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일본 학생들이 주로 영화의 소재와 주제 등 아이디어를 고민했다면 한국 학생들은 해당 작품의 제작비를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에 대해서까지 고민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우리 팀에서 준비한 영화는 <Happy Birthday>라고, 여성의 자립에 대한 좀비영화다. 일본과 한국의 젊은 세대는 서로 친해지고 싶지만 역사적인 문제가 장애가 되곤 한다. 이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1억∼5억원 사이의 인디영화에서 한·일 합작영화의 가능성이 실제로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역도산>에 대해서 강의한 김선아 PD가 “큰 회사끼리의 합작은 여러모로 어렵고 까다로운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학생들처럼 작은 그룹이 이를 시작하는 게 좀더 효율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동의한다.
-이제 졸업이 얼마 안 남았다. 졸업 이후에 대해 슬슬 고민이 될 텐데. =내년 3월이 졸업이다. 두 가지 정도의 진로를 생각 중이다. 영화투자펀드에 취직하거나 나와 생각이 맞는 감독과 만나서 영화를 만들거나. 내가 예전에 회계사로 일했던 경력이 있어서 첫 번째는 비교적 수월할 것 같은데, 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목표했던 것은 두 번째였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일단은 첫 번째 진로를 통해 좀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기회를 모색하려 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학생들과 함께한 것이 두 번째다. 이런 경험으로 인한 변화가 있다면. =지난 4월에 함께 영화를 만들 때는, 한국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직접 얘기해주는 게 편했다. 일본 사람들은 일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 아쉬웠던 점을 얘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에는 비교적 날카로운 질문이 오갔는데, 우리가 만일 학생이 아니라 직업 PD였다면 그러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함께 영화를 만들어나가는 동지라는 느낌이 들었고, 우리가 졸업한 뒤에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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