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는 어떤 위기에 놓여 있는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과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가 후원하는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 영화산업의 현황 토론회>가 9일 오후 2시,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열렸다. 최영재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사무국장의 발제로 시작한 이날 토론회에는 정윤철 한국영화감독조합 공동대표를 비롯해 김길호 매니지먼트협회 사무국장, 장동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무처장,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김유평 영화인대책위 언론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각 부분의 영화인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첫번째 발제에 나선 최영재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국장은 한미 FTA의 문화분야 타결 내용과 영향을 밝히는 한편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이야기했다. "스크린 쿼터 축소 이후 제도 준수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힌 그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가입자들에게는 영화상영신고 의무면제 혜택을 준 탓에 감시할 수 있는 방안이 묘연해 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최근 조기종영의 위기에 처한 <천년학>의 사례를 통해 "극장들이 단기간의 흥행성적을 기준으로 교차·부분 상영, 상영관 교체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현재 스크린독과점규제법 등이 자구책으로 거론되고 있찌만, 이 역시 낙하산 구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정윤철 한국영화감독조합 공동대표는 "<천년학>의 사례를 통해 예술인의 허망한 끝을 본 것 같다"며 "보다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관객수가 포화에 이르고, 제작사의 기획력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말한 정윤철 대표는 "투자자들의 심적 마지노선이 붕괴됐고 구태의연한 마케팅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으며 디지털 배급으로 인해 배급사 보다 극장이 키를 쥐게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한국영화의 위기상황에 대해 장동찬 한국제작가협회사무처장은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한 국가의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하는 것에 대한 규제법안과 함께 극장수입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IPTV등 새로운 윈도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영화산업 전체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장동찬 사무처장은 "영화사업을 다각화하고 글로벌화 할 수 있어야 지금의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안마련에 있어서 김유평 영화인대책위 언론대책위원장은 "우선 스크린독과점 규제법과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회 비준을 촉구해야한다"며 "이제는 유통기관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간의 싸움이다. 부율과 스크린 독과점 방지와 관련된 전술을 가지고 극장과 전면전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현재 한국영화의 위기는 그동안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던 부류에서 체감하는 것"이라며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노동자들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의 진행을 맡은 양기환 대변인은 "현재 한국영화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오늘의 성과와 한계를 모아서 이후에 다시 이런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