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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크리구>
김민경 2007-05-02

<크리구> Chrigu 얀 가스만, 크리스티앙 치외르옌/스위스/2007년/87분/인디비전

암 선고를 받은 20대 청년 크리스티앙 치외르옌(크리구)이 자신의 시한부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16세부터 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찍어온 크리구는 친구 얀 가스만과 함께 자신의 죽음의 과정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결과 만들어진 생애 마지막 영화 <크리구>는 죽음을 앞둔 자의 마지막 일기장이자 남은 자들의 애잔한 환송가이다. 친구들의 진정어린 도움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크리구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클럽에서 음악을 즐기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기록한다. 극히 개인적인 소재에서 출발했지만 <크리구>는 감상과 자기연민에 침잠하지 않는다. 카메라의 시선은 담담하다. 불현듯 찾아오는 감정적 동요를 포착할 때도 극적 과장을 배제해서 더 마음을 울린다. 삶의 소중함에 대한 크리구의 독백과 주위 사람들과의 섬세한 대화를 이어가면서, 영화는 크리구의 유해를 강에 뿌리는 마지막 장면까지 차분하게 관객을 인도한다. 크리구의 1인칭 시점으로 찍은 여행지의 풍광은 죽어가는 자의 눈에 비친 세계의 절실한 아름다움을 말없이 역설해준다. “이 영화는 슬퍼선 안돼. 재미있어야 해”라고 제작의도를 밝힌 <크리구>는 MTV적인 연출과 감각적인 편집으로 긴장감 있는 리듬을 유지하면서 죽음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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