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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결국 좌초
강병진 2007-03-05

제2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포스터

고양시의회의 예산삭감으로 표류하던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가 결국 좌초됐다. 사단법인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이사장 직무대행 이춘연)는 3월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3월 2일 열린 이사회에서 고양시와의 협력관계를 일체 중단하고, 사단법인 국제어린이영화제로서의 정관개정을 추진한다는 사항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측에서는 오는 6월에 예정된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영화제 예산이 통과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관련 지자체의 추진의지와 예산 및 행정적 배려가 없이는 행사를 추진할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추진일정상 3월인 현재 시점에서는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없는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는 3번째 행사를 불과 5개월 앞두고 행사 자체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게 됐다.

고양어린이국제영화제의 좌초는 지난 1월29일 고양시 의회 본회의에서 시에서 영화제에 지원하는 민간행사보조비 3억원을 삭감조치한 데서 출발했다. 삭감이유는 내용의 적정성 여부와 어린이 정서에 맞지 않는 영화들이 상영된다는 것, 그리고 소모성 예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영화제 측에서는 고양시의회와 일부 시의원들의 이 같은 결론이 구체적인 사실 확인이나 상영프로그램의 정확한 정보 및 검토가 미흡한 상태에서 도출된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시의회는 당시 회의에서 "2010년이 다가오는 지식 정보 사회에 걸맞지 않게 1950년대 영화 및 1948년 영화 등 옛날영화가 많이 상영되었다"는 것과 <되찾은 생애>, <나의 어머니>, <꿈꾸는 벨리댄스>등의 영화들이 아이에 대한 성적학대와 가정 붕괴, 고아에 관한 내용 등을 담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영화제 측은 "제2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상영작 가운데 2005년과 2006년에 제작된 영화는 약70%(전체 166편 중 116편)이며, 1950년대 영화는 회고전인 ‘추억은 방울방울’ 섹션에서 3편 상영되었고, 1948년 영화는 상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영화제는 시의회가 성적학대와 가정 붕괴를 문제 삼은 <되찾은 생애>의 원래 제목은 <되찾은 생일>이며 성적학대나 가정 붕괴의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영화제쪽은 "구체적인 사실 확인이나 상영프로그램의 정확한 정보 및 검토가 미흡한 상태에서 시의회 예산 전액 삭감의 결론에 도출한 고양시의회와 일부 시의원들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일부 시의원들의 짧은 식견과 편견으로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영화 전체가 매도되는 현실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화제쪽은 "사단법인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는 사단법인 국제어린이영화제로의 정관개정 추진과 함께 향후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영상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그간의 숙련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각오 아래 다시 만나 뵙기를 기약한다"면서 이후 다른 지자체와의 협력 속에서 또는 독자적으로 행사를 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007년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예정되었던 제3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는 57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행사 홍보를 추진하고 있던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