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각종 언론과 인터넷 뉴스는 디즈니와 픽사의 합병으로 시끌벅적했었다. 국내외 매체를 막론하고 7억4천만달러나 되는 거대한 인수비용에 대해서 앞다투어 보도했고, 애니메이션 업계의 두 거구가 시작하게될 잡음많은 동거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뉴스와 뒷 이야기를 전하는 '짐힐미디어(jimhillmedia.com)'는 최근 디즈니에서 실시한 조사를 근거로 합병 이전 픽사에서 만든 캐릭터들의 인기가 감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면서 기대했던 두 가지는 첫째로 픽사 애니메이션을 디즈니 라이브러리에 등록하는 것이고, 둘째는 캐릭터 상품이나 DVD 시장 등의 부가시장에서의 수익을 거둬들이려는 것이었다. '짐힐미디어'는 이 조사 결과로 볼때, 앞으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산업 전략의 수립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몇 개의 주요 연령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합병 후에 디즈니-픽사의 이름으로 제작한 <카>와 공전의 성공을 기록한 픽사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제외한 픽사의 나머지 캐릭터들의 인기가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다. 이 조사와 관련된 참가자들은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인크레더블> <니모를 찾아서>의 캐릭터들이 저연령층에게만 유효한 캐릭터로 간주했고, 이 캐릭터들에 대해서는 상품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밤 중에 아이들의 꿈 속에 나타나 비명을 지르게 하는 괴물들, 한물간 수퍼히어로 가족, 한쪽 지느러미가 작은 물고기 등 네 편의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던 캐릭터들의 인지도가 없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픽사 애니메이션의 주요 관객층이 성장함에 따라, 예전에 가졌던 즉각적인 캐릭터 호소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픽사의 캐릭터 라이브러리가 수익 창출 모델이 되어 줄 것으로 예상한 디즈니에게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이런 추세라면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인크레더블> <니모를 찾아서>의 속편 계획은 무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디즈니-픽사에서 제법 목소리가 큰 존 래시터 감독의 "무의미한 속편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말에 힘을 실어준다. 디즈니의 3-D 프로세스를 이용해 3-D 버전으로 기존의 히트작들을 리메이크 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지난 해 개봉한 3-D 버전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북미에서 870만달러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제작비 근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디즈니-픽사의 이름으로 계획된 속편은 2009년 개봉을 앞둔 <토이스토리3> 뿐이다.
2007년 7월 개봉을 앞둔 <라타투유>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동물 애니메이션의 식상함과 2006년 개봉한 드림웍스의 <플러쉬>와 유사한 플롯이라는 사실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작 계획을 발표한 픽사의 9번째 애니메이션 <WALL-E>는 대사가 거의 없이 그래픽만으로 이루어질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때 디즈니는 애초 계획한 것보다도 오랜 시간을 인수금 회수에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