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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영화 <아포칼립토> 이탈리아 "전체관람가" 논란
안현진(LA 통신원) 2007-01-05

멜 깁슨의 <아포칼립토>

<아포칼립토>의 상영 등급을 놓고 이탈리아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1월 5일 320개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아포칼립토>가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인데, 사람의 목을 베고, 가슴을 열어 심장을 꺼내는 등의 잔인한 장면이 많아 미국에서도 R등급(17세 미만 관람등급)으로 개봉한 바 있다. 멜 깁슨이 감독과 제작을 겸한 <아포칼립토>는 마야 문명을 소재로 한 영화로, 한가로운 정글의 원주민들이 외부의 침략을 받으면서 피의 전쟁을 치르는 이야기다.

이탈리아의 여당과 야당은 이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이탈리아 의회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미성년자도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비난하며, 1월 4일 소비자보호단체와 함께 법원에 14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으로의 수정을 요청했다. 이탈리아의 소비자보호단체 <코다콘즈>의 변호사 마르고 라마도리는 "영화가 훌륭할 수는 있겠지만, 머리를 자르고, 강간 및 약탈을 하는 장면들은 미성년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잔인한 장면들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이 영화의 상영등급을 긴박하게 재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다콘즈>는 이번 주말, 이와 관련한 호소문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문화부 장관 프란체스코 루텔리는 영화의 배급사인 이글 픽쳐스에 서한을 보내 영화 상영전 폭력적 내용에 관한 경고문을 표시할 것을 요구했고, 미성년자들은 보호자와 함께 관람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루텔리 장관은 "역사적 가치"가 반영된 상영등급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상영 등급 체제는 반종교적이거나 성(性)적인 내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가진 데 반해, 폭력에 대한 기준은 관대한 편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1972년 작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상영이 금지되었으나,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전체관람가 등급으로 상영된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