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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고 파는 ‘필름마켓’ 부산영화제서 문 연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전용 스크린만 10개, 전세계 95개사 참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필름마켓(영화 시장)이 부산에서 출범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일부 도입한 필름마켓을 올해부터 본격화해, 제11회 부산영화제 기간인 10월15일부터 18일까지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아시안 필름마켓 2006’을 개최한다.

13일 부산영화제 쪽에 따르면 올해 첫 아시안 필름마켓에는 전 세계 95개 영화사가 참가해 영화 수입수출, 사전 투자, 합작 등등의 영화 관련 거래를 벌이게 된다. 이 가운데는 일본 메이저 배급사 도호토와 컴퍼니, 쇼치쿠 코퍼레이션, 도시바 엔터테인먼트, 소니 픽처스와 중국의 베이징 폴리보나 필름 디스트리뷰션, 홍콩의 에드코필름, 포르티시모 필름, 유럽의 스튜디오 카날, 와일드번치, 타탄필름즈, 엠케이(MK)2, 미국의 라이온스게이트필름, 웨인스타인컴퍼니 등 할리우드 메이저를 제외한 세계 주요 구매 및 판매 회사들이 망라돼 있다. 또 마켓 전용 스크린을 아시아 마켓 중에서 가장 많은 10개를 마련한 이번 마켓에 필름 상영 신청이 이미 120회가 몰려 들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마켓으로 손색이 없음을 드러냈다. 아시아의 필름마켓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홍콩 필름마켓도 전용 스크린은 두 개에 불과하다.

영화를 사고파는 필름 마켓은 5월 칸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열리는 칸마켓,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 등을 선두로 미국과 유럽에서 해마다 3~4개가 대규모로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도쿄, 방콕 등에서 필름마켓이 열리지만, 항공료나 호텔 숙박료 등을 마켓 쪽에서 부담하면서 중요한 영화업자들을 초청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아시안 필름마켓은 마켓 쪽에서 일체의 비용 분담을 하지 않았음에도, 참가 신청이 몰려 그랜드호텔 18~21층의 객실에 차린 마켓 부스 70개가 일치감치 마감됐다.

아시안 필름마켓이 활발해지면, 마켓과 함께 열리는 영화제의 출품작을 상업적으로도 홍보할 수 있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더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영화 수출 및 합작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한국영화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안필름마켓 2006’ 운영위원장 박광수 감독

‘아시안필름마켓 2006’ 운영위원장 박광수 감독, “연기자도 팔아요”

“한국 영화를 일본에 팔러 굳이 미국에서 열리는 아메리칸 필름마켓에 가야 하는가. 부스 비용만 수천만원씩 드는데. 다른 아시아의 필름마켓들은 전시효과만 높고 실제 비즈니스가 이뤄지지 않는다. 부산에선 비즈니스가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10월15~18일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아시아 최대의 영화 시장을 겨냥하고 출범하는 ‘아시안필름마켓 2006’(아래 공식포스터)의 운영위원장은 박광수(50·사진) 감독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칠수와 만수〉 〈그들도 우리처럼〉 등을 연출하면서 ‘코리안 뉴웨이브’를 주도한 바로 그 감독이다. 99년 〈이재수의 난〉 이후 뜸했다가 박신양 주연의 〈눈부신 날에〉를 연출하던 중에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부탁을 받고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첫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박 위원장이 강조한 건 마켓에 오는 영화 판매자나 구매자들에게, 모든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아시아의 다른 마켓들은 판매자나 구매자의 경비 일부를 부담해 준다. 그런데 처음 장사를 시작하면서 에누리를 하나도 안 해주겠다는 건 일종의 모험 아닌가? =다른 아시아의 마켓들은 적게는 항공권에서, 많게는 숙박비, 부스 비용까지 일체를 마켓 쪽이 대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곳을 가보면 참가자들이 비즈니스보다 인적 교류나 관광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다. 당사자들이 비용을 스스로 치르고 왔다면 다르지 않을까. 돈도 돈이지만, 부산에서는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참가 신청 마감한 결과는 만족스럽나? =그랜드호텔 18~21층 객실을 부스로 쓰는데, 70개가 모두 팔려서 일찍 마감했다. 무엇보다도 센 구매자들이 대거 참가하게 됐다. 그러면 판매자가 오기 마련 아닌가. 일본 쪽은 도쿄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도쿄 필름 마켓이 우리보다 일주일 뒤에 잡혀 있다. 그래서 일본 업자들의 불만이 컸는데, 그들도 다 참가하게 됐다. 아시안필름마켓은 마켓 전용 스크린을 10개 마련했다. 홍콩 마켓도 전용 스크린은 두개뿐이다. 판매자들에게서 스크린 상영 신청을 받은 결과 120회가 들어왔다. 만족스럽다. 더 틀기도 힘들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기자 마켓이라는 행사를 도입했는데. =세계 전체 영화시장에서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그게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마켓에도 단점이 되는데, 그 타개책의 하나가 국가간 합작이다. 필름으로 사고팔 필요 없이 처음부터 합작하는 건데, 여기에서 중요한 게 캐스팅이다. 그래서 연기자 마켓에 해당하는 ‘스타 서밋 아시아’를 도입했다. 자국에서 인지도가 이미 높거나, 막 부상하거나, 할리우드에서 활동하지만 아시아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동포 배우들을 데려와 여러나라 제작자들 앞에서 출연작을 틀고, 소개할 기회도 갖게 하자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지에서 20~25명 정도의 배우가 참가하게 되며 한국 배우 중에는 황정민, 장진영, 하정우 등이, 재미 동포 배우로 윌 윤 리, 레오나르도 남 등이 참가한다. 외국 영화 관계자들이 이 행사를 매우 재밌어 한다. 큰 유인책이 되는 것 같다.

-연출중인 〈눈부신 날에〉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촬영 이미 끝났고, 믹싱이 남아 있다. 벌써 끝나야 하는데 한국 영화 제작편수가 급증한 탓에 후반작업 시설을 이용하려면 많이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