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 거리에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한국영화 홍보가 치열해지면서 캐릭터로 분장한 아르바이트 인력까지 고용하여 관객 사이를 직접 파고드는 것. <썬데이 서울>은 영화에 나오는 늑대인간과 처녀귀신을 풀어놓았고, 무협영화 <무영검>은 검객들을 파견했다. 폐막작인 <나의 결혼원정기>는 촬영장소였던 우즈베키스탄 민속의상을 입은 여인들을 동원해 영화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이제 남포동 거리에 나서려면 디지털 카메라는 필수품이겠다.
클로드 르로슈 감독, 건강 이유 방문 취소
<사랑하기 위한 용기>의 클로드 르로슈 감독이 부산영화제 방문을 취소했다. <남과 여>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등으로 알려진 르로슈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gv와 핸드프린팅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장거리 여행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의사의 충고로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
트레일러 훼손된 채 상영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트레일러가 원작자의 동의없이 훼손된 채 상영되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본영화에 앞서 상영중인 트레일러는 계원조형대학 애니메이션학과 교수인 이용배 감독의 작품. 지난 10월3일 이용배 감독으로부터 트레일러를 건네받은 영화제 측은, 10월4일 확인작업 도중 원작의 도입부 암전화면과 사운드 일부에 현상과정의 실수로 엉뚱한 장면이 삽입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영화제측은 시급한 개막일을 맞추기 위해 원작자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3프레임 가량을 소거하고 상영을 감행했던 것. 원작자의 항의를 받은 영화제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차후 정상적으로 현상된 트레일러의 상영을 약속했다.
쿼터 지키기 세계 영화인들 한 목소리
안성기, 차이밍량, 삐에르 르시엥 등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에 따르면, 500여명의 국내외 영화인들은 9일 밤 11시30분에 해운대 달맞이 고개 부근 한 카페에 모여,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협약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미뤄지고 있는 문화다양성 협약은 각국이 문화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자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APEC 행사장과 겹쳐 장소변경 해프닝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를 한달여 앞둔 APEC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7일 오전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지하1층 식당 라메르 입구에서 한 외교통상부 직원이 부산영화제 포스터를 뜯어낸 것. 외교통상부 직원은 “라메르는 APEC이 사용하는 장소”라며 영화제 스탭들과 기자들 앞에서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외교통상부 직원이 일행들과 자리를 뜬 후에는 호텔측 홍보실장이 내려와 “지금 곧 인터뷰 장소를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영화제 스탭들이 “이미 인터뷰가 진행 중이라 당장 옮기기 곤란하다”고 사정을 말하자 홍보실장은 “그럼 이후 일정부터 다른 장소에서 해달라”며 지하2층으로 장소를 옮기도록 했다고. 이 황당한 해프닝 이후 라메르에서 예정된 인터뷰들은 지하 2층 바에서 진행됐다. 호텔측은 이 일이 라메르 임대와 관련한 승인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겹치기 예약이 된 것이라며 업무 진행과 관련한 실수를 인정하고 영화제에 뒤늦은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