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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에게 소중한 것> 따스한 음악의 감성 애니메이션
한청남 2005-07-27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길을 잃은 한 소녀. 마법연수를 위해 시골마을에서 갓 상경한 여고생 키쿠치 유메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소년에게 마법으로 막대한 돈을 안겨주지만 고맙다는 소리를 듣기는커녕 꾸중 섞인 핀잔을 듣는다. 마법을 함부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남의 친절을 마음이 아닌 물질로 보답하려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유메. 이후 그녀는 연수지도원인 마사미 선생의 가르침과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차츰 배우게 된다.

중세시대나 혹은 판타지 세계가 아닌 우리가 사는 현재에 마법사들이 존재한다는 식의 이야기라면 흔히 <해리포터> 시리즈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선 비교적 오래전부터 그러한 내용들을 다뤄왔다. <요술공주 샐리>에서부터 <밍키모모> <샛별공주> 등 이른바 마법소녀물들이 어린 시절 우리의 동심을 자극해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2 에피소드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은 엄밀히 따져볼 때, 그런 마법소녀물에 직접적으로 속하지는 않지만 사춘기를 맞이한 소녀가 마법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통해 성장해나간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마법을 사용함에 있어 제약이 따른다거나 기관에 의해 엄격히 통제된다는 점은 <해리포터>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 볼드모트 같은 악의 존재는 없으며 대신에 주인공 유메의 성장스토리가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녀는 아직은 미숙한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좌절을 겪는가 하면 타인과의 갈등에서 세상일을 모두 마법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런 가운데 진심어린 노력으로 주위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어엿한 마법사로 커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원래는 실사영화로 기획되었다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 역시 현실에 기반을 둔 탄탄한 스토리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그간 실사영화나 극장 애니메이션에 주력해온 카도카와다이에이사의 첫 TV 애니메이션으로서 작화나 연출 등에 미흡한 부분들은 있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하다. 일본의 모던록 밴드 ‘더 인디고’가 부른 감성적인 엔딩곡을 비롯해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어쿠스틱 기타 소리는 때때로 영상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이를 깨끗한 사운드로 재생할 수 있도록 한 무압축 LPCM 음향포맷의 지원은 이번 DVD의 가장 큰 장점.

부록으로는 ‘더 인디고’의 뮤직 비디오와 예고편, 주연 성우 인터뷰 등이 수록됐는데, 그 중에서 도쿄 시내의 모습을 담은 사진 갤러리가 인상적이다. 현대적인 도시 풍경 속에 내재된 인간미가 작품의 또 다른 주제라는 점을 인식시키고 있다.

사진 갤러리 중에서

주연 성우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