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 최대의 모터스포츠 협회인 나스카(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는 ‘스톡카’라 불리는 개조된 시판차량을 쓰는 자동차 경주를 주관하는 단체다. 세계적으로는 올림픽, 월드컵 다음의 3대 빅 이벤트로 F-1 대회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축구 대신 미식축구를 선호하는 미국인들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나스카 경주에 더 열광하고 있다.
모터스포츠가 해외처럼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 못하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경주지만, 수십 대의 자동차들이 일렬로 붙어서 달리는 광경은 ESPN 같은 스포츠 채널에서 종종 보게된다. 특히 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폭풍의 질주>나 정우성이 레이서로 나왔던 드라마 <아스팔트의 사나이>를 본 적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치러지는 경주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초대형 아이맥스 스크린용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아이맥스 : 카레이싱>은 그런 나스카 레이싱을 간접 체험하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다. 비록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위험한 자동차 레이싱에 직접 동참할 수는 없지만 실감나는 영상과 현장감 넘치는 음향으로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잘 전달해주고 있다.
매년 수십만의 관중이 동원되고 천문학적인 돈이 오고가는 잔치로서 나스카의 이면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하루 경주에 쓰이는 타이어 값만 백만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경주가 실은 금주법 시절 밀주를 운반하던 운전수 등으로 구성된 스피드 광들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걱정 붙들어 매라고 말하고 싶다. 어지간한 블록버스터 영화보다도 더 기막힌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맥스 로고와 함께 들려주는 엔진 소리부터가 심상치 않더니만 자동차와 경주장의 모습이 나올 때마다 심장이 멎을 듯한 폭발적인 사운드를 뿜어낸다. 단순히 위협적이기만 음향이 아니라 정교하게 잘 분리된 소리이기 때문에 만족도는 더욱 크다.
내레이션은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키퍼 서덜랜드가 맡았는데, 그의 친숙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짧은 시간 동안 나스카 경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쌓이게 된다. 우리말 더빙도 지원하고 있으며(이 역시 사운드가 좋다), 부록으로는 레이서들의 인터뷰를 담은 프로필과 함께 주요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은 부가영상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