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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수완, 유운성 프로그래머

강연 곁들인 ‘영화보다 낯선’ 섹션 등으로 대중적으로 접근

정수완 프로그래머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올해로 3번째 전주영화제를 맞이했다. 개막식 전이라 바쁘시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그는 "이상할 정도로 편안하다. 아무래도 3번째라 좀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웃는다. 올해 전주영화제의 캐치 프레이즈는 ’대중화’. 대안 독립영화의 축제로 자리매김한 전주영화제의 방향성이 ’대중적인 영화제’로 선회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영화제의 정체성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좀 더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포장을 새롭게 했을 뿐이다.

어려웠던 ’영화보다 낯선’부문도 강의를 곁들여서 다채롭게 꾸몄고, 일반 관객을 위한 ’영화궁전’의 편수도 두배로 늘였다". 영화의 거리에 화려하게 빛을 발할 루미나리에를 설치한 것도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프로그래머들의 구상이다. 또한, 그는 전주영화제에 대중적인 접근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본질적인 영화제의 성격 역시 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경계가 모호했던 디지털 스펙트럼과 인디비전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등, 경쟁부문을 집중적으로 특화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편수를 줄이더라도 디지털 인디영화의 특성이 확실한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이 있었다. <휴대폰 이야기>나 <내 마음의 구멍>, <카메라와 나>처럼 디지털 매체의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가져오거나 장,단편의 경계 역시 과감하게 허물었다".

오랫동안 일본에서 영화를 공부했던 그는 전주라는 도시에서 많은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듯 하다. "일본에는 50여편의 영화만을 상영하는 작은 규모의 영화제들이 많고, 그것들은 일본의 다양한 관객층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다"고 설명한 그는 문화적 욕구가 높은 전주에서 영화제를 통해 새로운 잠재적 영화운동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앞으로 열흘간 펼쳐질 축제를 조바심나게 기다리는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신인들을 새롭게 발굴하는 재미야 말로 영화제에서 찾을 수 있는 기쁨"이라며, ’영화제의 꽃’인 경쟁부문에 보여줄 관객들의 관심을 고대하는 중이다.

유운성 프로그래머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작년 6월에 정수완 프로그래머로부터 제안을 받고 나도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2년 <씨네21> 평론상을 수상하고 영화평론가로 활동해왔던 그는 광주와 전주영화제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프로그래머를 맡은 건 처음이다. 그럼에도 초반부터 일복이 많은 편이었다. “섹션의 특징은 두드러지지만 영화제 전체의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정 프로그래머와 나란히 거의 모든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그에게 비교적 무게가 쏠렸던 프로그램은 실험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영화보다 낯선’이다. “원래 실험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작년 전주영화제에서도 몇편을 봤다. 하지만 이정도 규모의 국제영화제에서 실험영화는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작년엔 관객이 네명밖에 안 들어온 영화도 있었다. 그래서 상영편수를 줄이고 감독이 직접 영화를 설명하는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 기획이 적중했는지 4월 30일에 열리는 <영화보다 낯선1-피터 쿠벨카:운율적 영화+강의>는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지금은 없어진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비엔날레는 유 프로그래머가 가장 좋아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어쩌면 그 섹션의 부활을 염두에 두고 다큐멘터리를 여러편 골라온 그는 “나는 애착이 많은데 관심을 받지 못하고 표도 별로 안 팔린” <루트 181>을 마음 아픈 영화로 꼽았다. 상영시간이 4시간 30분에 달하는 탓에 쉬는 시간도 두번이나 있는 <루트 181>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감독 두 명이 여행을 하면서 양쪽 국가의 평범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상영하려다가 취소되어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 논란을 불렀던 영화다. 이밖에도 그는 아직 낯선 나라인 북아프리카 마그렙에서 찾아온 영화들 중에서 <천월>과 <재의 인간>은 이질감이 덜할 것이고, 대사가 시(M)에 가까운 실험적인 영화 <하다>는 “이런 영화도 다 있구나”라는 느낌을 줄 것이라고 추천해주었다. 느리고 어눌한 듯하지만 논리정연한 어조로 상영작들을 설명해주었던 유 프로그래머는 지금 “신경쓰는 일이 많다보니 괜찮은 편이었던 기억력이 몹시 감퇴한” 그만의 영화제 증후군을 앓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