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얼터너티브 밴드 리알토(RIALTO)가 서울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리알토의 2집 의 홍보와 내한공연을 위해 지난 1월6일 방한한 리알토는 8일부터 2박2일 동안 이나영과 함께 자신의 첫 싱글인 <캐서린의 수레바퀴>(Catherine’s Wheel)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이다. 리알토는 아시아권 특히 한국에서의 폭발적인 성공에 고무받아 2집을 세계최초로 한국에서 발매하고, 내친 김에 동남아시아 7개국에서 방영할 아시아판 뮤직비디오의 촬영지도 한국으로 잡았다.
지난 1월10일 강추위와 폭설의 잔재가 남아 있는 삼성동의 한 거리.스모그가 가득 찬 낯선 풍경이 길가는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벌써 열번도 넘게 같은 장면의 촬영이 반복되고 있다. 남자배우 데이비드 맥기니스가 이나영에게 스카프를 둘러주는 장면. 느낌을 살려내야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이재한 감독은 수시로 모니터와 배우 사이를 미끄러운 길을 타듯, 왕복하며 연기지도를 한다. 한국어를 못하는 데이비드와 리알토를 위해서는 영어로, 현장스탭과 이나영에겐 한국어로. 본 촬영을 시작한 지 한시간 남짓, 드디어 오케이 사인이 난다. “기승전결의 스토리라인 없이 이미지들의 연결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머뭇거림과 집착을 보여주려 한다”는 이재한 감독은 이나영의 도시적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고.
평소 멜로적인 가사와 낭만적인 멜로디로 영화적인 음악스타일을 보여주었던 리알토의 음악이 지미집을 이용해 촬영한 자유로운 이미지들과 얼마나 잘 어울릴지, 5분30초 분량의 이 뮤직비디오는 1월 중순경 각종 음악전문 방송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글 오계옥 기자kla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