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니메이션 전문가 자격제도’의 신설을 둘러싸고 애니메이션계가 시끄러워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과 노동부가 2001년 시행을 검토중인 이 자격제도는 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일정한 능력을 가진 업계 인력에게 공인된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5년 이상의 현장 근무자나 2년제 대학 관련학과 졸업자가 필기, 실기시험을 치러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애니메이션 전문가 자격을 딸 수 있다.
수개월 전 실시 계획이 발표됐지만 현재는 검토단계에만 머물고 있는 이 제도에 관한 논란이 불거지게 된 것은 12월 초 한 애니메이션 관련 사이트에 자격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 이후 현재까지 현직 애니메이터들의 반대의견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애니메이션도 예술의 한 분야이므로 자격증을 논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 “영화감독이나 순수 미술가도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라는 반박의견도 눈에 띈다. 전국애니메이션노동조합은 이 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집회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애니메이션 분야엔 굳이 자격증을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노동부에서 의견을 묻는다면 반대 입장을 밝힌다는 것이 현재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한편 애니메이터들은 산업인력공단의 용역으로 이 자격제도를 연구한 한국 애니메이션 예술인협회(한애협)가 결국 이 제도의 실행 주체가 될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한애협쪽은 “우리는 단지 용역연구만 수행했을 뿐이며 이 제도로 인해 어떠한 이익도 없을 것”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