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30마일 상공에서 밤 사이 거대한 운석 하나가 떨어진다. 전직 국립과학원 과학자였지만 불명예스러운 일로 쫓겨나 애리조나에 있는 지방대학에서 일하는 교수 이라 케인(데이비드 듀코브니), 동굴탐험보다는 스파이크 날리는 데 더 관심이 많은 날라리 지질학 교수 해리 블락(올란도 존스)은 떨어진 운석을 조사하던 중에 운석에 실려온 괴생물체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생물체들이 인류가 몇억년에 걸쳐 이룬 에볼루션(진화)을 단 몇 시간 안에 끝내는 기상천외한 진화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덧 그들의 주변은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익룡과 강아지를 닮은 괴상망측한 포유류, 슈퍼모기형의 대형 곤충들로 가득 매워진다. 급기야 이라의 팀에는 질병관리 및 예방센터(CDC)의 유행병 학자 앨리슨(줄리언 무어)과 운석이 떨어지는 것을 처음 목격한 좌중우돌의 젊은이 웨인(션 윌리엄 스캇) 등이 합류해 외계생물체와 대결을 선포하지만 지구의 운명은 영 위태롭기만 하다. “나는 공상과학을 다룬 심각한 영화나 TV시리즈의 광팬이다. 그러나 내 전공은 코미디다.” <고스터바스터즈> 시리즈를 제작했던 아이반 라이트먼은 액션 스릴러였던 <에볼루션>의 원작을 라이트먼 특유의 액션 SF코미디로 둔갑시켰다. 하여 출세작 을 통해 과학의 이면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얼굴을 알린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한니발>의 전사 스탈링으로 돌아온 줄리언 무어에게 숨겨둔 유머감각을 아낌없이 풀어내는 기회와 함께 달콤한 로맨스를 선사했다.
백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