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랭루즈` 감독 루어만 배우 니콜 키드먼 인터뷰

미국의 영화전문지 <무빙픽처스>는 개막작으로 상영된 <물랭루즈>를 가리켜 “뮤지컬 영화를 새로운 수준으로 올려놓았고, 물랭루즈를 세계에서 가장 섹시하고 역동적인 나이트클럽으로 만들었다”고 평했다. <물랭루즈>는 지극히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에 연극 장르를 전면에 내세우고 뮤지컬이 낯설법한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춤과 노래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오락적 완성도를 이뤄냈다. 비틀즈, 스팅, 너바나 등 온갖 뮤지션들의 노래를 자유롭게 원용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9일 개막작 상영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이번에 칸을 방문한 최고의 스타 니콜 키드먼에게 집중됐다.

―영화 제작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

=(루어만 감독)몇년전 이 영화를 위해 한동안 파리에 머물며 방랑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오페라 <라보엠>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세기 중·후반의 물랭루즈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물랭루즈에서 드러나는 언더그라운드의 세계를 발견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당시 그곳에서 공연된 쇼들은 스펙터클 그 자체였고, 이를 통해 20세기 대중문화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랭루즈는 대중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한자리에 모은 상징적 장소다.

-사랑에 관한 장면과 노래가 많은데.

=(키드먼)감정의 표현에는 노래만큼 좋은 게 없다. 모르는 사람도 노래로 설득할 수 있다. 노래 부르는 장면을 찍기 위해 600번도 넘게 연습을 했다. 노래야말로 진정한 대화이긴 하지만 누가 그런 사랑의 노래를 부르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긴 하다.

=(루어만)키드먼에 대해 말하자면, 수년전 처음 일해봤을 때의 인상은 재기발랄하고 움직이는 배우라는 것이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광적이고 어떤 동요를 일으키는 영화를 함께 만들고 싶다.

-(키드먼에게)애연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브로드웨이의 라이브 공연에 나설 생각은 없나. 또 영화 도중 부상당하기도 해 개인적으로 불쾌한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않나.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건 좋은 경험이 될 거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건강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고, 춤과 노래를 위해 금연은 필수적이다. 촬영 도중 무릎을 다쳐서 몇주 동안 제작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불쾌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무릎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행복한 경험이었다.

칸/글 이성욱 기자, 사진 손홍주 <씨네21> 기자